쌀 재고량이 대폭 감소하고 재배면적도 줄어들면서 쌀값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하락세를 이어가던 쌀값도 반등했고, 올해 단경기(출하기 전 공급이 없는 시기) 가격은 지난해 수확기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이달 15일 20㎏ 기준 5만4555원(비추정 평균가격)이다. 80㎏으로 환산하면 17만8220원으로 지난해 수확기부터 이어진 산지 쌀값 하락이 6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발표한 '6월 쌀 관측'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확기 쌀 80㎏ 가격은 18만1918원이었고 이후 계속 떨어져 이달 5일에는 17만7304원을 기록했다.
쌀값이 반등한 가장 큰 원인은 산지유통업체의 재고량 감소다. 농경연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재고량은 67만5000톤으로 전년 대비 23.2%, 평년 대비 3.6% 감소했다. 재고가 줄어들면 가격이 올라야 하지만 가격 하락은 계속됐다.
산지 수급에 대한 불안 심리가 가격 상승을 억제한 것으로 농경연은 분석했다. 지난해 수확기 쌀 가격이 단경기보다 20% 이상 떨어져 시장 심리를 위축시켰고,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된다는 것이 농경연의 설명이다. 여기에 불안 심리에 따른 저가 출하도 쌀값 하락과 함께 재고량 감소로 이어졌다.
재고량 감소는 앞으로도 이어져 단경기 막바지인 9월 말 산지유통업체의 재고량은 4만8000톤까지 줄어들 것으로 농경연은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8.0%, 평년과 비교해도 24.4%가 적은 양이다.
이 같은 재고량 감소에 따라 앞으로 쌀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연은 2022년산 단경기 가격은 지난해 수확기 가격인 80㎏ 18만2000원 선에서 0.6% 오른 18만3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올해 벼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벼 재배면적은 70만6000㏊로 전년 대비 2.8%가 줄었고, 2018년 이후 가장 큰 감소세를 기록했다.
농경연이 산지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쌀값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업체의 비중도 올해 3월 상순 13%에서 이달 상순에는 32%까지 높아졌다. 산지 재고 감소와 벼 가격 상승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농경연 관계자는 "시장 출하 목적 농가의 재고가 거의 없고, 산지유통업체 재고도 평년보다 감소했다"며 "원료인 산지 벼 가격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재고 감소로 쌀값 상승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