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가 배트를 던져 포수를 맞혔지만, 포수를 향해 '타격 방해' 실책을 선언한 오심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KBO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잠실 경기에서 4심 합의 과정이 무색한 오심이 나왔다.
한화와 LG가 1-1로 맞선 9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한화 배터리가 도루를 감지하고 공을 빼려는 순간 대타로 타석에 섰던 정주현이 공을 향해 배트를 던졌다. 한화 포수 최재훈은 2루에 송구하지 못한 채 방망이에 배와 골반 부분을 맞고 쓰러졌다.
해당 상황에 심판진이 4심 합의를 위해 홈플레이트에 모였다. 9회말 동점 상황에 큰 승부처였다. 심판진은 최재훈의 '타격 방해' 실책을 선언했다. 포수가 정 위치를 지키지 않고 먼저 움직여 공을 받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1루 주자의 2주 도루가 인정되고, 배트를 던졌던 정주현은 1루로 자동 출루해 무사 1·2루가 됐다. 최원호 한화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달려 나와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화는 무사 1·2로 끝내기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병살타와 뜬공으로 실점 없이 마쳤다.
KBO 심판위원회는 이 경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오심을 인정했다. 심판위원회 추가 확인 결과 최재훈의 정주현 타격 방해가 아닌 정주현의 최재훈 수비 방해 판정이 돼야 했을 상황이었다고 정정했다. 오심에 대한 징계도 내려질 예정이다.
KBO 야구 규칙 6.03은 '타자가 제3 스트라이크 투구 또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배트를 페어 또는 파울지역으로 던져 포수(미트 포함)를 맞혔을 경우, 타자는 반칙행위로 아웃된다'고 명시했다. 이 규칙을 적용하면 9회말 정주현의 행위는 '타격 방해'가 아닌 '수비 방해'로 판정해야 한다는 게 거의 모든 전문가의 의견이다.
최 감독은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선수단 철수' 밖에 없었다. 순간 갈등하기도 했지만, 관중분들을 생각해 그러지 않기로 했다"라고 억울한 상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 다음 날인 21일에도 해당 징계가 확정되지 않아 전날 심판진이 그대로 두 팀의 경기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