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 폭등, 줍줍 간다”…이상 급등주 매수에 ‘투자주의보’

입력 2023-05-18 15:44 수정 2023-05-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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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공시 없는 폭등주…주가 이상 과열 현상 지속
거래소 투자경고에도…리딩방發 ‘묻지마 투자’이어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특별한 호재나 공시 없이 주가가 널뛰기를 하는 종목들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이들 종목에 대해 시장경보 제도로 투자 위험성을 알리고 있으나, 일부 투자자들이 일명 ‘밈주식’처럼 단기차익을 노리고 투기에 뛰어들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11개로 집계됐다. 이날 지정된 소룩스를 포함해 SJM홀딩스, 디젠스, 대성미생물, 크리스탈신소재, 한국ANKOR유전 등이 이에 속한다.

문제는 이들 종목 중 대다수가 이유 없는 폭등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앞서 15일부터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된 크리스탈신소재는 10일부터 이날까지 특별한 이슈 없이 총 75% 급등했다. 이에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서는 12일 시황변동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나 크리스탈신소재는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현재 투자경고종목은 아니지만 다이나믹디자인도 12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간 총 96.26% 폭등했다. 이에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전날 현저한 시황변동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나, 다이나믹디자인 측은 “미확정” 공시내며 “상기 미확정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답했다.

한국ANKOR유전은 지난해부터 배당락일을 기점으로 이유 없는 주가 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배당락일이었던 12월에는 한국무역보험공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을 투자자에게 배당했다는 소식이 일시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배당락일 이후로는 이날까지 총 2923% 폭등하며 이상 과열 현상을 보였다. 지난해 7월 지분 대부분을 매각해 사실상 수익이 나지 않는 텅 빈 상장 펀드인데도 주가가 폭등한 셈이다.

이는 2012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10년 넘게 큰 등락 없이 유지돼오던 양상과 대조된다. 지난해만 해도 한국ANKOR유전은 줄곧 20원대를 웃돌았으나, 장중에는 주당 100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락을 반복 중이다. 최근에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600원대에 머물며 실질적인 자산가치에 비해 고점에 머물러 있다.

한국ANKOR유전을 관리 중인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관계자는 “리딩방이나 유튜브 등에 많이 언급되면서 시장 수급에 의해 올라가는 것으로 본다”며 “오십만 원만 있으면 상한가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소수계좌에서 소액 거래만으로 주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단 의미다.

이어 “2026년 5월로 만기가 정해진 펀드다 보니 자산이 모두 현금화되지 않으면 계속 상장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현재 모든 자산을 전부 현금화하는 방향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단기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은 리딩방에서 자주 언급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묻지마 투자’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크리스탈신소재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급등 시점부터 총 52억 원 넘게 순매수했다. 4월에 77억 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시세 조종에 노출될 수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투자경고종목임에도 개인 매수세가 짙은 종목들 대다수가 주식리딩방 등에서 자주 언급되는 종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폭탄 돌리기’를 하는 종목들이 시장에 종종 등장하다 보니 이와 관련한 투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거래량은 적은데 시세 조종 가능성이 큰 종목에 대해 시장경보제도 외 다른 해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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