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자외선에 내성을 가진 미생물을 발견했다. 정부는 국가적으로 이를 관리하기 위해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할 예정이며, 연구진은 이 미생물을 화장품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16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은 인천대 서명지 교수 연구진과 함께한 공동연구를 통해 자외선에 내성을 가진 국내 미기록 극호염성 고균 16종을 발견했다.
고균(Archaea)이란 세균(Bacteria)과 같이 DNA가 핵막으로 둘러싸여 있지 않는 핵양체(prokarya)라고 불리는 원핵생물 중 하나이다. 특히 고염, 고온, 산성 등 극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단세포 생물로 알려져 있다.
극호염성 고균(Haloarchaea)은 고균 중 염호, 염전, 암염 등 염분농도가 20% 이상인 극단적으로 높은 환경에서 적응하며 붉은색 카로티노이드 색소인 박테리오루베린(bacterioruberin)을 생산한다. 이 박테리오루베린은 베타-카로틴처럼 항산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요즈음은 '할로루빈'이라는 명칭으로 화장품 원료에 쓰이고 있다.
연구진이 발견한 고균들은 염전의 강한 자외선과 수분 증발에 의한 세포의 파괴를 막기 위해 박테리오루베린을 만들어 낸다.
박테리오루베린의 자외선 유해 작용 억제와 항산화 효과는 식물에서 유래된 토마토의 리코펜이나 당근의 베타-카로틴에 비해 더 높다는 실험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이미 박테리오루베린 색소 추출물을 주원료로 하는 고급 항노화 피부관리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이에 착안해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자생 호염성 고균들을 화장품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염전 등 국내에 드문 극한 환경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을 '국가생물종목록'에 등록해 국가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이들 생물자원을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