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안 보여요" 산은 부산 이전 행보에 직원들 퇴사 러시

입력 2023-05-16 17:30 수정 2023-05-1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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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7명 퇴사…올해 31명
시중은행·인뱅에 연봉도 밀려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사진제공=KDB산업은행)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사진제공=KDB산업은행)

연봉이 억대에 달하는 국책은행으로 한 때는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KDB산업은행에서 퇴사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산은의 부산행이 가시화되자 이에 반대하는 직원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조건이라도 줄줄이 짐을 싸고 있는 것이다.

16일 산은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자발적 퇴사자가 97명에 달한다. 올해도 4월까지 자발적 퇴사자가 31명이다. 이는 2021년 퇴사자 38명에 비해 2~3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처럼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산은의 분위기가 바뀐 것은 부산 이전을 위한 행보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3일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제2조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및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제22조에 따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한국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결정했기에 이를 고시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산은의 부산행을 위한 행정 절차가 속도를 내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산은의 '지방이전 계획안' 작성을 위한 행정절차는 시작을 못 한 상태인 데다 본점을 서울로 명시하고 있는 산은법 개정도 필요한 상태다.

다만 정부와 여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점을 들어 산은의 부산행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다 보니 산은 내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실제로 산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벌써 서울 지점 근무 경쟁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지금보다 더 좋지 않은 조건의 회사로 이직을 결정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처우가 나아지지 않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산은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1289만 원이다. 이는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과 비교해도 오히려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공기업 중 가장 연봉이 높아 '연봉킹'에 꼽히던 산은의 최근 연봉인상률이 저조하면서 시중은행에 밀리는 데다 지방 이전까지 이뤄지면 아무런 메리트도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산은 직원은 "작년 4월까지만 해도 퇴사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윤석열 정부의 대선 공약으로 산은의 부산 이전이 본격 거론되면서 퇴사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면서 "문제는 산은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원들도 근로조건이 지금보다 좋지 않은 회사로 옮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총체적 난국인지 알 수 있는 문제인데 경영진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업무가 숙련된 직원들도 최근엔 벤처캐피탈(VC)이나 딜링룸 등 자본시장 관련 업체로 이동하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가 나아지질 않으니 미래가 안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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