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률 전망
삼성 “2025년까지 자동차 반도체 1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성장으로 자동차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잇달아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체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차 반도체는 탄탄한 수요를 누리고 있는 덕이다.
최근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이하 인피니언)는 업계 최초로 자동차용 LPDDR(더블레이터레이트) 플래시 메모리인 '셈퍼 X1'을 공개했다.
최재홍 인피니언 코리아 기술총괄 부사장은 간담회를 통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에 필요한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회사 매출도 이 분야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반도체는 차 전체 시스템에 신경망처럼 분산 배치돼 있다. 차 내ㆍ외부의 다양한 전자장비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합해 명령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할 경우 반도체 수요는 더 심하게 증가한다.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200~300개의 반도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약 500개, 최대 1000개가 넘는 반도체가 필수다. 나아가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차부터 반도체가 2000개 이상 필요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장 전망도 밝은 편. 자동차가 전장화되는 만큼 반도체가 빛을 보는 특성 덕에 최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대중화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자동차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13.8% 성장한 769억 달러(101조661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켓리서치퓨처 역시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2.27%에 달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업계 1위인 △인피니언을 비롯해 △네덜란드 NXP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3강으로 꼽힌다. NXP는 지난 2018년 미국 반도체업체 퀄컴의 인수 대상이었으나 미ㆍ중 갈등 심화로 무산된 바 있다.
반면 국내 반도체 업계는 아직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서 '약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3.3%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장 선점을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움직이고 있다.
오토모티브 낸드플래시ㆍD램,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등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2025년 차량용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2월에는 미국 4대 자율주행 상장사인 암바렐라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CV3-AD685'를 수주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016년 차량용 메모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지난해 파운드리 업체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분야 '신(新)격차' 확보를 위해 '반도체 미래기술 로드맵'을 발표한 것도 호재다. 45개 핵심기술이 담긴 로드맵은 차량용 반도체 설계 원천기술 개발 등을 목표로 10년간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차량용 반도체는 2025년 이후 정부 집중 지원이 이루어진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발표' 당시 "2030년이면 자동차가 서버ㆍ모바일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3대 응용처로 성장할 것 같다"며 "지금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이 나쁠수록 새로운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