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이뤄진 한미정상회담과 이달 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의 성과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눈부신 성취와 전진'을 이뤄냈다며 외교 성과를 집중적으로 홍보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한미·한일 정상회담이 '글로벌 호갱 외교'라며 평가절하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통일부와 외교부로부터 최근 한미·한일 정상회담 관련 현안 보고를 받고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참석했고,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해외 출장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대신해 참석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올해가 한미동맹 70주년인데 반세기가 넘는 동안에 이런 눈부신 성취와 전진을 이뤄낼 수 있는 데는 많은 분야에서 국민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번 한미정상회담만 보더라도 한국에 대한 미국의 호감도가 역대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한일 관계도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경색 국면을 타개하고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의 한일 관계는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근, 완전히 혹한의 상태였는데 윤석열 정부 1년 지난 지금 셔틀 외교가 복원되고 한일 관계가 회복되고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훈풍부는 양국의 상생발전을 위해서 서로의 국가이익을 위해서 전진하는 새로운 계기를 맞게 됐다"며 "이번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도 예정돼있고, G8 가입으로 가는 아주 결정적인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이명수 의원은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안보, 산업, 과학기술, 문화, 정보 등 그중에서 가장 궁금하고 우리가 기대했던 것이 핵 억제 관련"이라며 "(워싱턴 선언에) 핵 잠수함을 상시 배치한다고 돼 있는데 과거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진전이다. 핵 문제 대응과 관련해 상당히 의미 있는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이번에 한일 셔틀 외교를 복원했다"며 "과거사 문제도 있지만 히로시마 원폭 위령비에 함께 참배하겠다고 했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관해서 시찰단을 파견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를 보면 거의 낙제점 수준인데 그나마 외교가 다른 분야에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며 "아무리 다른 것보다 잘했다고 해서 이렇게 자랑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윤 의원은 "저희가 미국과 일본에 대해 '키다리 아저씨' 노릇을 할 나라는 아니지 않냐"며 "우리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도 크고 국제적 영향력도 크고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인데 우리가 퍼주고 다녀야 하냐. 윤 대통령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좋은 일하고 다닌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국제적인 평가는 대한민국의 외교를 '글로벌 호갱외교'라고 평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미정상회담 형식을 놓고 보면 아주 아름답다. 아름다운 삼단 콤보 웨딩케이크 같다. 그런데 속이 텅 비었 내용이 없다"고 "한일정상회담도 셔틀외교 복원한 건 정말 잘했다. 그런데 셔틀외교를 복원한 만큼 한일 정상 간의 회담 사이에서 성과가 있었느냐"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