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기준 강화에 경기 악화 우려
대출 수요도 2009년 이후 최저
뉴욕증시는 8일(현지시간) 이번 주 공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5.69포인트(0.17%) 하락한 3만3618.69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7포인트(0.05%) 상승한 4138.12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1.50포인트(0.18%) 오른 1만2256.92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은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대출 관련 설문조사가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됐지만, 뚜렷한 방향성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미국 금융 정책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인 4월 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뚜렷해졌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월 대비 0.3%포인트(p) 떨어진 4.4%를 기록했다. 항목별로는 식품이 같은 기간 0.1%p 내린 5.8%로, 대학교육비가 1.1%p 내린 7.8%로, 금이 0.1%p 내린 4.8%로 집계됐다. 주택 가격과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부터 상승했다. 3년 후와 5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각각 전달보다 0.1%p 오른 3.9%와 2.6%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발표한 은행 대출 담당자 설문조사에서는 미국 은행의 대출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중·대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조건을 강화한 미국 은행의 비율은 전 분기(44.8%) 대비 1.2%p 오른 46%를 기록했다. 대출 수요는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들은 불확실한 경제전망, 위험 허용 범위 감소, 산업별 문제 악화, 현재 및 미래의 유동성 상태 악화 등을 대출 기준 강화 이유로 들었다. 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하면서 미국의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마이클 캔트로위츠 수석 투자 전략가는 “대출 기준 강화가 확인되면서 경기 후퇴 진입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며 “확실한 것은 없지만 이러한 전망을 부정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대출의 공급과 수요 중 어느 쪽을 보더라도 이번 조사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지역 은행주의 상승은 투자 심리 악화에 제동을 걸었다. 팩웨스트 은행의 주가는 이날 3.65% 상승 마감했다. 팩웨스트은행은 재무 강화를 위해 배당을 주당 0.25달러에서 주당 0.01달러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부문별로는 S&P500 내 통신, 임의소비재, 금융주가 상승했다. 부동산, 산업, 유틸리티, 자재(소재) 관련 분야는 약세를 보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1포인트(1.22%) 내린 16.98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