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노원구…'급매물' 빼면 여전히 싸늘[르포]

입력 2023-05-08 16:54 수정 2023-05-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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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중계동 중계 7단지 아파트 전경 (문현호 기자 m2h@)
▲서울 노원구 중계동 중계 7단지 아파트 전경 (문현호 기자 m2h@)

“매수 문의는 있는데 실제로 급매물 중심으로만 소화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일대에서 기자가 만난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최근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급매물 소진’을 꼽았다. 비교적 저렴하게 나온 매물들 중심으로 거래가 늘었지만 그 밖의 매물들은 문의만 있고 팔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4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동향에 따르면 5월 첫째구 기준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상승했다. 4월 마지막 주엔 68주 만에 상승한 데 이어 2주 연속 상승한 것이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값은 강북에선 유일하게 2주 연속 상승했다. 강남에서도 2주 연속 상승은 서초구와 강남구 두 곳뿐이다.

거래는 뒷받침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 집계가 완료된 3월 노원구 거래량은 190건으로 은평구(369건)와 송파구(230건)에 이어 25개 자치구 중 3위 수준이다.

매물 감소세도 뚜렷하다. 아파트실거래가 앱 기준 최근 한 달간 서울 전체 아파트 매물은 6만1275건에서 6만2988건으로 2.7% 늘었다. 반면 노원구는 4452건에서 4459건으로 0.1% 늘어나는 데 그쳐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 7위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가격 오름세로 분석되는 지표들과 달리 현장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중계 7단지 인근 A 공인중개사는 ”현재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소폭 오른 것은 급매물들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나타난 결과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여전히 고금리에 따른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실제 거래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비사업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중계주공 7단지와 8단지는 각각 지난 3일과 2일자로 예비안전진단 통과했다. 앞서 월계삼호 4차는 정밀안전진단서 E등급 받아 재건축 기대감이 커졌다. 이처럼 재건축 관련 부동산 거래 호재가 잇따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거래시장이 얼어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매도인들이 기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삼호 4차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E등급 통과 현수막 (문현호 기자 m2h@)
▲서울 노원구 월계동 삼호 4차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E등급 통과 현수막 (문현호 기자 m2h@)

월계 삼호 4차 아파트 인근 B 공인중개사는 “1·3대책 등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서 매수 문의는 증가하고 있으나 실제로 거래로 이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에 매물은 거두거나 가격을 올려 다시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전문가 역시 주간 가격 통계 결과를 당장 가격 상승으로 보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그동안 안 팔려서 어쩔 수 없이 거둬들였던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 거둬들이는 형태로 바뀐 만큼 분위기가 바뀐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실제로 거래는 안 됐기 때문에 당장 상승 전환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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