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수이 글로벌 거래량 약 24% 차지, 바이낸스 뒤이어
수이, 삼성넥스트ㆍ엔씨소프트 각각 500억ㆍ200억 투자
국내 가상자산 원화거래소 업비트가 ‘수이(SUI)’ 코인 거래량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이는 국내 5개 원화거래소에 최초로 동시에 상장됐지만, 동시상장이 무색하게 대부분의 거래량이 업비트에 집중됐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수이의 글로벌 거래량의 약 24%를 차지하며 단일 페어로는 전 세계 1위 거래량을 나타냈다. 2위는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의 수이ㆍ테더(SUI/USDT) 페어로 약 23.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수이는 우리 시간으로 3일 오후 8시 30분께 메인넷을 출시한 뒤 국내외 주요 거래소에 잇따라 상장됐다. 국내에선 3일 고팍스와 코빗, 코인원이, 4일에는 빗썸과 업비트가 상장하면서 최초로 5개 거래소에 동시에 상장됐다. 수이는 메타(구 페이스북)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였던 ‘디엠(Diem)’ 출신 인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초고속 레이어1 프로젝트로 국내에선 2021년 삼성넥스트가 약 500억 원, 2022년에는 엔씨소프트가 약 200억 원을 투자하면서 주목 받은 바 있다.
수이 동시상장 배경으로는 ‘앱토스(AptosㆍAPT)’의 사례가 지목된다. 수이가 앱토스와 같은 디엠 파생 프로젝트인 만큼 기대감이 컸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앱토스는 지난해 10월 19일 업비트에 상장된 이후 같은 해 12월에 코빗, 올해 3월에는 빗썸에 상장됐다. 업비트 상장 직후 1만 원 안팎으로 거래되던 앱토스는 상장 나흘 만에 1만4000원 대까지 상승했고, 올해 1월 한때 2만5000원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당시 업비트에선 상장 후 첫 24시간 동안 약 4560만 앱토스가 거래돼, 당일 종가인 10570원으로 계산해도 약 5억 원의 거래 수수료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5개 거래소가 야심차게 수이를 상장했지만 거래량은 업비트에 집중됐다. 빗썸은 거래량 약 191만 개로 글로벌 거래량의 약 0.7% 차지했지만, 6300만 개 이상의 수이가 거래된 업비트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코인원과 코빗, 고팍스의 거래량은 각각 약 47만 개, 약 11만 개, 700여 개로 그 차이가 더욱 크다.
수이 거래가 국내에서 폭발적으로 이뤄진 배경에는 국내 투자자들의 수이에 대한 기존의 관심과 최근 시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계 관계자 A는 “앱토스가 상장 뒤 몇 차례 가격이 폭등한 것처럼 시장에서 ‘수이도 앱토스만큼은 해주겠지’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면서 “상장 전 글로벌 거래소의 토큰 판매(IEO) 기간부터 국내 커뮤니티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시장에 투자할만한 알트코인이 없었던 것도 수이 거래량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중에서도 거래량이 업비트에 쏠리는 원인은 낮은 수수료율과 ‘선점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업비트가 이미 국내 거래량의 80% 안팎을 점유하고 있는 데다, 수수료율도 가장 낮기 때문이다. 업비트의 기본 매도매수 수수료율은 0.05%다. 빗썸의 경우 기본 수수료율 0.25%에 투자자의 거래 대금 규모에 따라 수수료율이 0.2%에서 최대 0.04%까지 낮아지는 수수료 쿠폰 제도를 도입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수수료율이 달라진다. 나머지 3개 거래소는 모두 거래 대금의 0.2%를 거래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이미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선점 효과 역시 크다. 업계 관계자 B는 “기존 국내 투자자들이 업비트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5개 거래소에) 똑같이 상장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기존에 이용하던 거래소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장 후 일부 진행되는 이벤트의 효과도 기존 익숙함을 이겨내긴 힘든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빗과 고팍스는 수이 상장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거래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진 못했다.
한편, 수이 가격은 국내외 거래소에서 최초 0.1달러로 상장된 직후 한때 2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이날 오전 1.1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