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연체율’…중기대출 3개월 연속 늘었다

입력 2023-05-0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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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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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소호) 대출 잔액이 3개월 연속 늘었다. 코로나19로 착시효과를 보였던 대출 연체율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기·자영업자 대출이 꾸준히 불어나면서 부실 리스크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602조3887억원에서 605조4036억원으로 한달 새 3조149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호대출은 312조 3106억원으로 전월 311조7554억원에 비해 5552억원 늘어났다. 모두 3개월 연속 증가세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4691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2971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8조9827억원으로 2조2493억원이 빠졌다. 부동산 가격 하락 및 역전세난 우려가 계속되면서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은행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악화의 요인으로 꼽히는 중기·자영업자 등의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말 국내은행의 중소법인 연체율은 전월말(0.44%) 대비 0.08%포인트(p) 상승한 0.52%를 기록했다. 소호 대출 연체율도 전월말(0.33%) 대비 0.06%p 오른 0.39%였다. 대기업 연체율(0.09%)이 전년 동기 대비 0.14%p 하락한 것과는 대조되는 것이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면서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원리금 상환을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서는 오는 9월 코로나19 대출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연체율이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소호 대출 규모는 1019조8000억원, 중기 대출은 953조4000억원에 달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중기·소호 대출 부실 우려가 계속 제기되면서 은행도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면서 “올해는 부실을 늘리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 총수신 잔액은 늘어났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총수신 잔액은 1878조8998억원으로, 전월(1871조5370억원)보다 7조3628억원 증가했다.

특히 정기적금 인상 폭이 컸다. 지난달 말 정기적금 잔액은 37조9878억원으로 전월(37조908억원)보다 8970억원 늘었다. 정기예금 잔액은 805조7827억원 전월(805조3384억원)보다 4443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오르지 않고 있는 데다 초단기 적금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정기적금 잔액이 늘어났다”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적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상품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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