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대부분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주로 해외수주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율 상승 등으로 국내 주택건축사업이 부진한 만큼 건설사들은 향후 해외시장, 친환경, 원자력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1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상장 대형 건설사 6곳 중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곳은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 등 4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영업이익이 떨어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29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1550억 원 대비 88.4%나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3조190억 원에서 4조6000억 원으로 52.4%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화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신장세를 보였다.
1분기 신규수주는 6조1060억 원으로, 연간 목표치였던 13조8000억 원의 44.2%를 달성했다. 미국 테일러 공장(2조3000억 원), 평택 반도체공장 P4라인(1조6000억 원) 등에서 수주고를 올렸다.
GS건설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533억 원에서 올해 1590억 원으로 3.9% 늘었다. 매출액은 3조5130억 원으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9%나 증가했다. 특히 신사업 부문이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신사업 부문 매출 총 이익률은 23.5%로, 전년 동기(16.0%)보다 크게 늘었다. 다만 원가율 상승 등 국내 건설 경기 악화로 건축·주택 부문 매출 총 이익률은 전년도 14.6%에서 올해 9.8%로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7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1715억 원 대비 1.2% 늘었다. 매출액은 6조3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4조1453억 원 대비 45.5%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해외 대형 현장의 공정이 본격화하면서 실적이 상승했다.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공사 등에서 공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HDC현산의 1분기 영업이익은 5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이 942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매출액은 1조749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6.9% 늘었다. 주요 도시정비와 민간 수주 사업지들에서 공정이 본격화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다.
반면 대우건설과 DL이앤씨에서는 영업이익이 많이 감소했다.
대우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7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2213억 원 대비 20.2%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736억 원에서 983억 원으로 43.4%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해외수주 부문에서 리비아 가스화력 공사(1조500억 원),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7000억 원) 공사 등 성과로 연간 가이던스를 사실상 조기 달성했지만, 주택부문에서 분양물량이 축소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 DL이앤씨 역시 원가율이 높아진 영향에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257억 원에서 올해 902억 원으로 28.3% 줄었다.
건설사들은 향후 국내 주택사업에만 치중하지 않고 사업 영토를 늘려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향후 탄소와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DL이앤씨는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 카본코(CARBONCO)를 통해 탄소 포집 및 활용(CCUS)과 수소 에너지 분야의 사업 개발 등 신규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택부문에만 치중하지 않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와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 등 해외 핵심 거점 국가에서 후속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