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량 급감에...고개 드는 ‘F공포’

입력 2023-04-2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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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상 화물 주문량 전년 대비 반토막
중국 제조 주문 건수도 40% 급감
초과 재고 여전하고 수요 줄어든 영향
WTO, 올해 세계 무역 성장률 1.7% 그칠 것 전망

▲사진출처 AP뉴시스
▲사진출처 AP뉴시스
세계 경기둔화 여파로 재고가 쌓이고 주문이 감소하면서 해상 교역량이 급감하고 있다. 해상 물동량 감소는 철도와 도로 운송으로 번지고, 제조업 위축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일명 ‘화물 경기침체(Freight Recession)’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미국 CNBC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주요 항만 중 하나인 미국에서 화물 주문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이트웨이브스소나 데이터에 따르면 4월 기준 미국 항구로 향하는 해상 화물 주문량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났다.

물동량 감소 여파는 다른 경제지표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CNBC가 공급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창고에서 물량을 운반하는 트럭 수도 줄었다. 미국 기업들의 중국 제조 주문 건수가 40% 급감한 것과 맞물려 향후 화물 운송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럭 운송회사 JB헌트의 셸리 심슨 대표는 “경제가 화물 경기침체의 한가운데 있다”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기 쌓아둔 재고가 여전한 데다 경기둔화로 수요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친 결과다.

중국이 코로나 방역을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제조업 지표가 소폭 개선되기는 했지만 전 세계 위축 분위기를 상쇄할 만큼 강하지는 않았다. 3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9로 오히려 전월(52.6)에 비해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PMI가 확장 국면을 뜻하는 50을 잇따라 넘었으나 안정적인 회복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피터 부크바르 블리클리투자자문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의 무역 지표는 세계경제 부진과 궤를 같이한다”며 “재고가 초과 상태고 상품 소비가 줄면서 글로벌 PMI는 위축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여행과 레저, 식사 등 활동에는 지출하고 있지만, 공산품은 필수품을 제외하면 덜 소비하고 있다”며 “이는 그만큼 생산하고 운송되는 상품이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JP모건체이스의 3월 글로벌 제조업 PMI는 49.6으로 전월의 49.9에서 하락했다.

경기둔화와 물동량 감소 여파는 화물 운임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코로나발(發) 공급망 붕괴로 2021년 9월 1만361달러(약 1380만 원)까지 치솟았던 글로벌 컨테이너 평균 운임은 지난달 1716.85달러까지 급락했다. 팬데믹 당시 쏠쏠한 수익을 올렸던 해운업체들은 신규 컨테이너 주문을 늘렸지만, 경기둔화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교역 부진은 올해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상품 무역은 중국 등지에서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소비 수요가 살아나면서 활성화하겠지만 확장 속도는 제한적”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여파로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이 1.7%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2.7% 성장률보다 낮고 지난 12년간 상품 무역 성장률 평균인 2.6%보다도 저조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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