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금운용위원회를 전문가 중심으로 개편하고, 투자 확대를 위해 인력 확보는 물론 해외 현지 투자 조직도 강화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국민연금연구원은 25일 국회에서 '국민연금기금 수익률 제고 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장기수익률 제고를 위한 기금운용체계 개편'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장기수익률 제고의 핵심은 의사결정체계 개편과 집행조직의 효율화"라고 강조했다.
남 연구위원에 따르면 기금운용 수익률의 95% 이상은 전략적 자산배분(SAA)가 좌우하고 있고, 이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기금 운용·관리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과 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정부위원 5명, 그리고 사용자 대표 3명, 노동자 대표 3명, 지역가입자 대표 6명, 전문가 2명 등 20명으로 구성된다.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들 운용위의 역할이 중요한데, 전문성이 부족하고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해 기금 운용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남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현재 비전문가 집단인 가입자 단체로 구성 기금운용위가 전략적자산배분 관련 명시적 의사결정을 하면서 전문성과 책임성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결과적으로 기금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판단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집행조직의 개편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남 위원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선 확대될 수밖에 없는 해외 대체투자는 현지 네트워크 참여를 통한 투자의 현지화가 필수적"이라면서 "일률적인 인력 및 예산 통제로 해외 파견이나 현지 채용 확대 모두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우수 인력 확보와 고급 정보 획득에 어려움을 겪는 기금운용본부 조직을 투자의 특성에 따라 서울, 인천공항 등으로 분산시키고 해외 현지 투자 조직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어 열린 토론회에는 연강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을 좌장으로 박영규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이수철 NH투자증권 운용사업부 대표,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 원장, 김지영 이투데이 기자, 이스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 등이 참여했다.
토론회에서도 거버넌스 개편에 대한 논의는 계속됐다. 박영규 교수는 "기금운용 체계를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바꿔야 한다"며 "거버넌스부터 기금운용의 전문성 독립을 보장하고, 기금운용본부 CIO에게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되 성과를 모니터링하는 체계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지영 이투데이 기자는 "대체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주된 투자처인 서울, 뉴욕 등에 현지사무소 설치가 필요하다"며 "다만 지역균형발전 취지를 고려할 때 본부 이전보단 추가 인력 충원이 바람직하다. 2조 원에 달하는 운용인력 1인당 운용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측면에서도 증원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과급 지급률을 인상 필요성도 제시했다. 김지영 기자는 "현재는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이 성과급 지급기준인데, 이 기준으론 수익률이 마이너스여도 성과급이 나온다"며 "이런 방식을 그대로 두고 지급률만 높인다면 반발이 심할 거다. 현실성을 고려할 때, 초과수익률 기준 지급률은 그대로 두고 절대수익률 기준 성과급을 신설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한편 복지부는 연금 개혁안을 준비 중이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국회에서는 연금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 민간자문위원회에서 연금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논의 중"이라며 "정부에서도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연금개혁 방향을 담아, 올해 10월까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