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줄고 영업손실 확대…자금 수혈만으로는 한계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는 이커머스 업체 티몬과 위메프의 상태가 더 악화됐고 유동성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대주주인 큐텐은 자신의 DNA를 심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실적 개선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이 커질 전망이다.
24일 티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티몬의 자본총계는 –6386억 원으로 전년(-4727억 원)보다 상태가 더 악화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갔다. 티몬의 유동성도 떨어졌다. 티몬의 유동자산은 지난해 기준 13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21.6% 증가한 7193억 원으로 분석됐다.
유동자산은 1년 내 현금화 시킬 수 있는 매출채권, 미수금, 단기대여금 등을 말한다. 유동부채에는 1년 내 지급해야 하는 매입채무, 미지급금, 단기차입금 등이 포함된다. 유동자산 규모에 비해 유동부채가 많을 경우 즉시 쓸 수 있는 자금보다 갚아야할 돈이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 티몬의 지불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지난해 기준 18%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10% 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티몬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콘텐츠 커머스를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비용이 증가했고 대주주가 변경되며 사업 전략과 방향성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영향이 컸다”면서 “올해 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조달을 했는데 이 부분은 작년도 회계에 반영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위메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위메프의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는 -1441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상황도 전년(-881억 원)보다 더 나빠졌다.
위메프의 지난해 기준 유동자산은 7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유동부채의 경우 전년보다 4.76% 줄어든 2160억 원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3배 가량 초과한 상태다. 지난해 기준 유동비율은 33%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줄었다.
이와 관련해 위메프 관계자는 “유동부채는 오히려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이중 대부분은 정산기일에 따른 것으로 현재 전혀 문제없는 수준”이라면서도 “부채상환조건 변경 등을 계획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상환조건은 공개할 수 없고 현재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이들의 대주주인 큐텐의 고심은 더 커지게 됐다. 앞서 지난달 큐텐이 티몬이 발행한 전환사채 350억 원을 취득하며 자금수혈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티몬과 위메프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손실이 커진 만큼 실적을 개선할 확실한 전략이 필요한 상태다. 티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7% 줄었고 영업손실은 1527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위메프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27.5% 감소했고 53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재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에 자신의 DNA를 심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티몬에 해외직구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달 티몬의 해외직구 거래액은 큐텐 인수 이전인 지난해 9월과 비교해 55.9% 늘었다. 큐텐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글로벌 물류 기반으로 배송기간을 줄여 물류 경쟁력을 높였다는 게 티몬의 설명이다. 또 티몬은 큐익스프레스와 협업해 익일 배송 서비스 ‘Qx프라임 전용관’을 열었다.
티몬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전년동기보다 60%, 지난 1분기에는 70%로 상승폭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올해 전체적으로 개선된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위메프의 경우 큐텐이 가장 최근에 인수했기 때문에 현재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김효종 큐텐 경영지원본부장이 위메프 대표에 오른 만큼 회사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향후 전략과 관련해 위메프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으로 구체적인 전략과 방안은 현재 미정인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