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자살 관련 콘텐츠의 규제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일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명한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23일 국민통합위에 따르면, 국민통합위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자살 위기극복 특별위원회' 제9차 회의를 열고, 자살 관련 콘텐츠에 대한 쟁점 및 개선에 관해 집중 논의했다.
특위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자살 관련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상 등의 정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모니터링 및 시정 요구까지 장시간 소요되는 점을 한계로 파악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상 자살유발정보 시정요구는 2021년 713건에서 지난해 1046건으로 1년 새 46.7% 증가했다.
논의 결과, 특위는 적시성 있는 시정 요구가 이루어질 수 있는 현실적인 규제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도출했다. 구체적으로는 유튜브, OTT, SNS, 숏폼 등 각종 디지털 플랫폼의 자살 관련 유해 정보에 대한 자체등급분류 기준을 강화하고, 영상물 등급분류 기준에 '자살·자해'를 별도 분류해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인터넷 콘텐츠 상의 자살 관련 유해 정보의 심의·차단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제도의 도입, 인공지능(AI) 봇 개발 등 첨단기술을 이용한 모니터링 도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특위는 최근 자살 과정의 실시간 SNS 방송, 전세 사기 피해자의 자살 등 안타까운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정부 자살 예방 정책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사각지대 해소와 함께 우리 사회의 자살에 대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는 데에 공감했다. 아울러 일부 자살사별자모임 및 관련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명한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한지아 특위 위원장은 "자살은 결코 선택일 수 없으며, 우리 모두의 관심이 매년 1만3000명을 살릴 수 있고 우리 가족 및 이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한길 위원장은 "국민통합위원회의 올해 주요 키워드를 '청년 및 사회적 약자'로 정한만큼, 특위는 최근 청소년 자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살과 관련한 인터넷 콘텐츠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자살 위기극복 특위가 ”통합의 관점에서 민·관, 자살 유족, 관련 전문가들이 합심해 논의하고, 국민이 공감하고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