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나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의 영향으로 4월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독감 백신 시장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독감백신 시장 규모는 코로나 전인 2020년 기준 4000억 원에 달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약 1656억 원)와 GC녹십자(약 829억 원)가 1, 2위로 시장을 장악했었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며 국내 공급을 일시 중단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독감 백신 접종 시즌에 맞춰 생산 재개에 들어갈 계획이다. SK비아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스카이셀플루)’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이다. 기존 유정란 방식의 독감 백신과 비교했을 때 생산 기간이 절반 정도로 짧아 팬데믹이나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카이셀플루는 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미얀마·이란·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권 국가의 허가를 획득했고, 올해 2월 칠레에서도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중남미권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스카이셀플루는 이미 검증된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의 대표품목인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지씨플루)’는 2009년 상용화 이후 최근 누적 생산 물량 3억 도스를 돌파했다. 전 세계 인구 3억 명이 ‘지씨플루’를 접종한 셈이다. GC녹십자가 독감백신을 수출한 국가는 62개국에 달한다.
GC녹십자는 기존 독감백신 외에도 메신저리보핵산(mRNA) 독감백신 개발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캐나다의 아퀴타스와 체결한 지질나노입자(LNP)의 라이선스 계약(Non-exclusive licensing agreement) 옵션을 올해 3월 행사하면서다. 아퀴타스가 보유하고 있는 LNP 기술은 화이자(Pfizer)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에 적용된 바 있다. GC녹십자는 그동안 축적해온 독감백신에 관한 기술과 검증된 아퀴타스의 기술을 활용해 내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mRNA 플랫폼 기술을 통해 백신과 희귀질환 분야의 혁신 신약 개발을 가속해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통 봄이 되며 줄어드는 독감 환자 수는 대중교통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선언한 3월 20일을 전후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60.7명까지 증가한 독감 의사환자 분율(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수)은 2월 중순 11.6명까지 감소했다가, 3월 말부터 반등세를 보였다. 올해 14주차(4월 2~8일)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15.2명으로 전 주차(3월 26일~4월 1일·14.5명)보다 0.7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