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으며, 이 대표 측근들과 함께 10억 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하기로 논의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는 11일 뇌물 혐의로 재판에 기소된 정 전 실장의 네 번째 공판을 열었다. 공동 피고인인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은 과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 전 실장이 배석한 자리에서 "'정치적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당선되면 최소한 10억 원은 만들자'는 얘기를 했다"며 "종업원도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시장으로 당선되면 제가 개발 사업 등 건설 분야에서 일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자금의 용처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지 않은 지역 위원장들을 포섭하는 데 돈이 쓰이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이 항상 자신과 이 대표를 동일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무렵에는 이재명이 만날 때마다 정진상을 함께 데려왔다"며 "둘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정진상과 이야기한 모든 게 실제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검사가 "증인(유동규)은 이재명과 정진상이 사실상 한 몸이라고 판단한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유 전 본부장은 "경기도와 성남시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로 느꼈을 것"이라며 "(두 사람을) 경험한 모든 사람이 똑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