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외식 등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전년대비)이 5% 후반대를 이어가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는 개인 서비스 물가가 좀처럼 하향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서비스 물가는 전년대비 5.8% 상승했다. 올해 1월 5.9%를 기록했던 해당 물가 상승률은 2월 5.7%로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이다가 한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됐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2%로 전년보다 0.6%포인트(p) 내려간 것과는 대비를 이룬다. 국제 유가 안정세로 석유류 물가가 14.2% 하락한 것이 전체 물가 상승률 하락을 주도 했다.
개인 서비스 물가 중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7.4%, 외식 제외 물가는 4.6%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보험서비스료가 12.2% 올랐고, 구내식당식사비(6.9%), 생선회(외식, 7.2%), 공동주택관리비(4.3%) 등도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전체 물가 상승률의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1.8%p로 전체 항목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전년보다 28.4%나 상승한 전기가스·수도 물가의 기여도(0.9%p)보다 2배 많은 것이다.
이처럼 개인 서비스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그간 고물가에 따른 누적된 원가 부담 등으로 외식 서비스 가격 위주로 오름세가 지속된 것에서 기인한다.
문제는 개인 서비스 물가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면 물가 안정 목표치(연간 2%)을 뛰어넘는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KBS 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에 출연해 “서비스 물가는 한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면서 “석유류, 곡물 가격이 내려간다 하더라도 서비스 물가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면 고물가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물가 상승 압력 요인들도 도사리고 있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 대폭 하락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 상당 부분 기여했지만 최근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조치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석유류 가격이 오름세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4~5%대 고물가가 지속될 개연성이 높다.
잇단 전기·가스요금 인상 가능성 역시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전기·가스요금은 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뿐 아니라 각종 재화와 서비스의 비용 요인으로서 간접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 국민 부담 가중을 고려해 추가 요금 인상 결정을 보류했지만 2분기 중에 동결보다는 소폭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요인들도 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탄다면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고물가와 고금리 현상이 고착화되면 소비가 위축돼 경기 둔화세가 심화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