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이 18%를 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유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가 야생동물 표본감시를 통해 SFTS의 예방을 강화한다.
환경부 소속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하 관리원)은 11월 30일까지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SFTS 표본감시를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SFTS는 작은소피참진드기를 매개로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전파되는 질병으로,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사람이 감염되면 지속적인 고열과 혈소판 감소 등으로 면역력이 취약해지고 구토와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나타내며, 중증일 때는 사망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2021년까지 총 1510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279명이 사망해 치명률이 무려 18.5%에 달한다. 특히 4월은 감염 매개체인 참진드기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시기로 감염에 주의가 필요하다.
관리원에 따르면 참진드기는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활동하다가 고라니 등 숙주동물을 흡혈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옮긴다. 참진드기의 흡혈 대상은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 조류, 설치류 등 다양하다.
또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에게 물리면 전파되지만, 감염된 동물과 사람 간 직접 접촉에 의해 전파된 사례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관리원은 감염 예방을 위해 진드기류와 서식지가 같은 고라니의 표본에 대한 정기적인 감시를 벌일 방침이다.
이번 SFTS 표본감시는 2013년부터 환자가 발생했던 △남양주시 △포천시 △가평군 △양평군 △춘천시 △원주시 △공주시 △안동시 △진주시 △합천군 등 10개 시군구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유해야생동물로 신고돼 포획된 고라니의 혈액, 비장, 진드기 등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SFTS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관리원은 진단검사 결과, SFTS 바이러스 검출이 확인되면 해당 지자체와 질병관리청 등 유관기관에서 환자 예방 대응을 강화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관련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신동인 관리원장은 "야생동물 SFTS 표본감시는 통합건강관리 관점에서 사람과 야생동물로의 질병 전파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추진하는 국민 밀착형 조사사업"이라며 "SFTS 예방관리를 위해 야생동물에서의 발생 현황을 야생동물질병관리시스템(wadis.go.kr)에 공개하는 등 정보 공유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