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예정이었던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조기 편입이 불발됐다. 이번 편입 불발로 인해 다음 결정 시기는 오는 9월이 될 것이나, 2차 과제 개선이 지연될 경우 9월 편입도 장담할 수 없어 남은 기간 정부의 이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시장 접근성 수준은 WGBI 편입 기준인 레벨 2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9월 한국 채권시장은 시장 접근성 레벨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근거로 관찰대상국으로 지위가 격상됐다"며 "이후 실제로 올해 3월 시장 접근성 레벨은 상향 조정됐으나, 일부에서 기대했던 조기 편입은 무산됐다"고 말했다.
FTSE 공식발표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의 저평가 항목이었던 △비거주자 조세체계 △외환시장 개방성 △글로벌 예탁기관 이용 편의성이 개선 또는 개선 계획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개선 계획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며, 개선 일정도 내년 하반기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WGBI 편입을 위해 외국인들의 국채와 통안채 투자에 비과세를 적용했고 외환시장도 선진화 및 거래시간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결제 프로세스 개선과 글로벌 예탁기관 이용 편의성을 위한 유로클리어 도입 등 2차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불발로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투자가 감소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이번 WGBI 불발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비우호적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할 수 있으나, 최근 외국인 자금 유입의 근거가 차익거래 유인이 2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된 점, 공공부문 감소 규모 축소 영향이라는 점에서 이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한-미 내외금리 차 확대로 인한 우려와 달리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투자는 급격히 늘어나는 중이다. 지난 2~3월간 외국인은 12조5000억 원의 원화채권을 순매수해 보유잔고도 221조 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