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협회가 정부에 최근 건설현장 시멘트 공급 부족 상황을 알리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협회는 정부 건의서에서 “수도권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시멘트 공급 부족에 따른 레미콘 공급차질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달 공사 중단 또는 지연된 현장이 절반 이상인 63.6%”라고 밝혔다. 레미콘이 정상 공급되는 곳은 공공현장 42곳 중 4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합은 이어서 “시멘트 업계의 설비 보수·개조 일정 중첩으로 인해 시멘트 생산량이 급감했고, 설비 보수·개조 일정이 상반기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시멘트 공급 부족도 장기간 지속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합은 “건설 현장의 절반 이상이 공정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별다른 대책 없이 다음 달 이후 건설 성수기에 접어들게 되면, 자재 가격 급등과 공사비 상승, 아파트 입주 지연 및 사회기반시설 지연 등 최악의 사태로까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협회 조사에 따르면, 서울 소재 민간 A 현장은 레미콘 7대 물량(42㎥)을 주문했는데, 업체 측이 2대 물량(12㎥)을 공급해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결국, 전체 공사를 못 하고 중단했다. 또 경기도 공공 B 건설 현장은 레미콘 34대 물량(200㎥)을 주문했는데, 단 한 대도 공급해 줄 수 없다고 해 아예 레미콘 타설을 못하고 공사가 중단됐다.
협회는 문제 해결을 위해 시멘트 업계의 설비보수·개조 일정 조정과 적정 생산 등 시멘트 수급 안정화를 위한 협의체 구성을 건의했다.
협회 측은 “자재 수급 불안으로 공공 건설공사가 중단·지연되는 경우 공사 기간 연장 및 계약 금액을 조정토록 관계 부처 및 산하 기관에 지침을 전달해야 한다”며 “또 민간공사의 경우에도 지체상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