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가는데 이틀” 일본서 상세한 '대동여지도' 환수했다

입력 2023-03-30 13:17 수정 2023-03-3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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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 '일본 환수본' 전체 모습 (문화재청 국제협력과)
▲대동여지도 '일본 환수본' 전체 모습 (문화재청 국제협력과)
일본에서 대동여지도의 새로운 버전이 환수됐다. 대동여지도가 누락한 지명과 교통로, 부속 섬 정보와 이동 시간, 군사시설 위치 등 상세한 지리정보를 덧입혀 쓰고 색채를 입힌 새로운 형태다.

30일 오전 문화재청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돌아온 대동여지도 조선의 꿈을 그리다’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환수본’을 언론에 공개했다. 자리에 참석한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국내에 소장된 기존 대동여지도와는 구성 형식과 배치방식 등 특징이 달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일본 환수본은 해당 유물 소유자가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그 존재가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정보를 입수한 문화재청은 올해 2월 현지 조사를 진행한 뒤 매매계약을 체결해 올해 3월 국내로 들여왔다.

대동여지도는 조선 지리학자 김정호가 1861년에 처음 제작, 간행하고 1964년 재간한 지도다. 목판본으로 찍어낸 종이지도 22첩을 위아래로 조각처럼 맞춰 전체 지도를 펼치면 가로 4m, 세로 6.7m에 달하는 크기로 완성되는 형식이다.

▲대동여지도 '일본 환수본' 전체 지도 중 최상단에 위치한 '1첩'의 모습 (문화재청 국제협력과)
▲대동여지도 '일본 환수본' 전체 지도 중 최상단에 위치한 '1첩'의 모습 (문화재청 국제협력과)

다만 ‘기틀’에 해당하는 목판본 위에는 조선 지리정보를 전부 새기기 어려워 자세한 지리정보가 누락되는 한계가 있었다.

새롭게 공개된 일본 환수본은 대동여지도의 이 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대동여지도 위에 그보다 앞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조선시대 상세지도 ‘동여도’에 담긴 지리정보를 덧입혀 쓰고 색채를 입혔다. 지역별 목차를 나타낸 목록첩 1첩과 상세 지도를 그린 22첩, 총 23첩 구성이다.

이날 일본 환수본 실물을 직접 가리키며 설명에 나선 김기혁 부산대학교 명예교수는 “몸은 대동여지도, 머리는 동여도”라고 비유했다.

실제 지도의 서쪽 연해를 가리키며 “울릉도까지 가는 데 2일이 걸린다, 여기서 배가 출발한다는 내용이 필사로 정리돼 있다”고 짚었고, 지도의 북쪽 끝을 가리키며 “압록강, 두만강 일대를 따라서 여러 성곽같은 관방시설이 빼곡히 묘사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 환수본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김 명예교수는 “필체로 봤을 때 김정호는 아니다. 적어도 동여도를 접할 수 있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지식인이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동여도에는 1만 8000개 지명이 기재돼 있는데 대동여지도 목판본에는 1만 1000개로 그 수가 확 줄어든 만큼, 누락된 부분을 채우려는 의도에서 이 지도 완성한 것 아닌가 추정한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돌아온 대동여지도가 동여도를 품은 만큼 곧 전시돼서 (대중 전시로) 서비스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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