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 작년 인건비 3% 늘 때 고용 0.6% 줄었다"

입력 2023-03-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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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120곳 조사, 임직원 평균연봉 1억 원대 첫 진입
"대기업 고임금 저고용 구조 가속…신사업 발굴 고용 늘려야"

지난해 국내 주요 120개 대기업의 인건비는 늘었으나 고용은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요 120개 대기업의 2019년~2022년 인건비, 고용, 평균 연봉 비교 분석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20개 대기업의 지난해 기준 임직원 수는 2019년(77만9365명) 이후 가장 적은 77만2068명이었다. 전년대비로는 4055명 줄었다. 임직원 총 인건비 규모는 꾸준히 커졌다. 120개 대기업에서 지급한 임직원 총 인건비는 2019년 64조3282억 원, 2020년 66조2873억 원, 2021년 74조7720억 원, 2022년 77조1731억 원이었다. 결과적으로 120개 대기업의 지난해 총 인건비가 전년대비 3.2% 늘때 임직원 수는 0.6% 감소했다.

CXO연구소는 "1년 새 인건비가 2조 원 넘게 많아졌지만 실제 고용 일자리는 4500개 이상 감소했다"며 "대기업에서 인건비가 증가하면 직원수가 많아진다는 고용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해보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120개 대기업 중 2021년 대비 2022년에 임직원 인건비 규모가 증가한 곳은 101곳이었다. 같은 기간 120곳 중 30곳은 고용이 줄었다.

최근 1년 새 임직원 인건비 금액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현대자동차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임직원 급여 총액은 2021년 6조8872억 원에서 2022년 7조6487억 원으로 늘었다. 1년 새 임직원 인건비 규모가 7615억 원(11.1%↑) 증가했다.

주요 120개 대기업의 임직원에게 지급되는 연봉 수준은 상승했다.

이번 조사 대상 120개 회사 임직원의 2019년 당시 평균 연봉은 8253만 원이었다. 이후 2020년 8549만 원, 2021년 9628만 원, 2022년 1억196만 원으로 지난해 처음 억 원대 연봉에 진입했다.

지난해 기준 120개 대기업 중 '임직원 연봉 1억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2019년 10곳에서 2020년 13곳, 2021년 25곳, 2022년 36곳으로 계속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임직원 평균 보수가 최고 수준을 보인 곳은 메리츠증권(2억29만 원)으로 파악됐다.

이어 △NH투자증권(1억7500만 원) △에쓰오일(1억7107만 원) △SK텔레콤(1억4442만 원) △미래에셋증권(1억4056만 원) △금호석유화학(1억4012만 원) △카카오(1억3900만 원) △삼성화재(1억3655만 원) △삼성전자(1억3536만 원) △SK하이닉스(1억3384만 원) 등 순이었다.

지난해 기준 임원 평균 보수가 5억 원을 넘은 곳은 18곳으로 전년도보다 6곳 늘었다. 메리츠증권에서 급여를 받은 미등기임원은 1인당 연간 평균 급여가 13억8031만 원으로 조사 대상 업체 중 유일하게 10억 원을 넘었다.

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연봉이 1억 원을 넘은 곳은 27곳이었다. 일반 직원 기준 평균 연봉 '톱10'은 △NH투자증권(1억6844만 원) △메리츠증권(1억6822만 원) △에쓰오일(1억6678만 원) △SK텔레콤(1억3733만 원) △카카오(1억3696만 원) △삼성화재(1억3409만 원) △삼성전자(1억3079만 원) △SK하이닉스(1억2997만 원) △금호석유화학(1억2963만 원) △미래에셋증권(1억2913만 원) 등이었다.

각 업종을 대표하는 매출 상위 10개 기업 중 지난해 임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전자 업종이었다.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자동화와 기계화 시스템 도입 증가 등으로 대기업에서 단순히 인건비를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다양한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기존에 없던 고용을 늘려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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