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전월 대비 0.1%p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해 7월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4.7%를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10월 4.3%를 기록한 후 11월과 12월 각각 4.2%, 3.8%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다 올해 1월 3.9%로 석 달 만에 반등했고, 2월에는 다시 4.0%를 찍었다가 3월 하락세로 전환했다.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가공식품이나 외식비, 교통요금 인상률이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최근에 유가가 하락한 데다 전반전인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내려오면서 향후 물가상승세가 둔화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81.1%), 농축수산물(31.5%), 공업제품(23.6%) 순이었다. 전월보다는 개인 서비스(+5.9%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공공요금(-6.6%p), 석유류제품(-5.8%p) 비중은 감소했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 역시 5.1%로 지난달보다 0.1%p 내렸다.
"금리인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소비자 인식도 엿볼 수 있었다. 전달에는 "금리가 오를만큼 올랐다"는 인식으로 금리수준전망지수가 무려 19p 하락한 바 있는데, 이번 달에는 다시 7p 오른 120을 기록했다.
주택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편이지만,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여전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주택가격 하락폭 축소,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9p 상승한 80을 기록했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작년 7월 82에서 11월 61로 바닥을 찍은 후, 꾸준히 오르는 모양새다.
경제 상황에 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로 전월 대비 1.8p 상승했다. 물가 상승폭 둔화 및 마스크 전면 해제 등에 따른 일상회복 기대감 등의 영향이다.
다만 지수 수준은 지난해 6월부터 계속 100보다 아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장기평균치(2003∼2022년)보다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