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스타트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망기술·플랫폼을 가진 스타트업에 자금 지원, 협력 기회 등을 부여하며 향후 전략적 연계, 인수합병(M&A) 등을 도모하고 있다. 바이오 스타트업 발굴로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지자체 등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과 함께 바이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지속 진행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K-바이오 랩허브’다. 의약·바이오 분야 혁신 스타트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총예산 2726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중·장기 프로젝트다.
앞서 22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의약·바이오 분야 30여 개 기관과 K-바이오 랩허브의 성공적인 구축과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식에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기업과 대학교, 연구기관 등이 참석했다. 참여 기관은 △창업기업 발굴 및 육성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 협력 △우수 스타트업과 기술사업 협력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서울산업진흥원은 대중제약, 삼진제약 등과 함께 ‘2023 위코노미 스타트업 챌린지’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마곡산업단지 내 연구개발(R&D) 융·복합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바이오 외에도 친환경경·ESG, 헬스·뷰티케어 등 미래산업 13개 기술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테크노파크는 한림제약·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협력파트너사와 공동으로 ‘Smart-X Bio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바이오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술이 조기 상용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한림제약은 안구질환 치료물질분야,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공정 분야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스타트업의 기술 실증 및 실증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휴젤은 신한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신한 스퀘어 브릿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전략적 연계 가능성이 있는 기술 또는 혁신적 활용방안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모집 분야 및 기술은 △에너지 기반 미용의료기기 △차세대 필러 및 스킨부스터 △코스메슈티컬이다.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과는 약 11주간 사업화 방안 및 비즈니스 모델 검토, 기술검증 등 각종 협업 논의를 진행하게 된다.
별도 공모전을 진행하는 제약기업도 있다. 대웅제약은 한국표준협회(KSA)와 공동으로 기술 협력에 관심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2021년부터 ‘이노베어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제제 전달 플랫폼 △세포 유전자 및 항체 개발 기술 △저분자 및 mRNA 신약 △디지털 헬스케어 △반려동물 헬스케어 등 분야의 예비창업자와 법인 설립 3년 미만 스타트업이 대상이다. 최종 선발된 예비창업팀에게는 1억 원 규모의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투자와 엑셀러레이팅을 제공한다. 이후 대웅제약 임직원과 공동 창업할 경우 추가 R&D 자금을 지원한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바이오벤처·스타트업의 투자·제휴를 위한 새로운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바이오헬스투자협의체’를 발족시키기로 했다. 조헌제 신약조합 연구개발진흥본부 본부장은 “혁신생산성 저하 문제가 지속되고, 기술발전 속도가 급변하고 있다. 역할 분담을 통한 글로벌 성장모델 개발이 시급한 시점인 만큼 바이오헬스투자협의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헬스투자협의체는 전국 단위의 유망기술·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헬스 분야 벤처 및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대학·연구기관 등이 보유한 유망 기술·플랫폼의 사업화 연계를 촉진한다. 또한 기술발전 추이와 융복합 기술 발전 추세를 반영한 ICT, 디지털 플랫폼 등 타 산업분야 벤처·스타트업 발굴, 산·학·연·벤처·스타트업·투자기관 간 역할 분담형 투자·제휴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