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형차 개발전략 바꿨다…‘세대 변경’ 주기 5년→7년으로

입력 2023-03-27 17:30 수정 2023-04-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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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EF쏘나타 이래 5년마다 신차
2019년 8세대 신형 쏘나타 DN8 첫선
8세대 출시 3년 반 만에 부분변경 출시
'단종설' 나올만큼 중형세단 시장 위축
계획보다 2년 늦은 2026년 9세대 전망

▲현대차는 1999년 EF쏘나타 출시 이후 5년마다 중형세단 쏘나타의 세대 변경을 단행했다. 그러나 최근 중형세단 시장 위축에 따라 한때 단종설까지 나돌았던 8세대 쏘나타는 7년 만인 2026년께 후속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는 1999년 EF쏘나타 출시 이후 5년마다 중형세단 쏘나타의 세대 변경을 단행했다. 그러나 최근 중형세단 시장 위축에 따라 한때 단종설까지 나돌았던 8세대 쏘나타는 7년 만인 2026년께 후속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중형차 제품 개발전략을 수정했다. 5년이었던 세대 변경(풀모델체인지) 주기를 7년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했고 자동차 산업의 경쟁이 SUV 중심으로 이동한 만큼, 내연기관 세단 시장이 위축된 게 배경으로 분석됐다.

27일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내연기관 제품전략이 상당 부분 수정된 게 맞다”며 “5년 주기였던 D세그먼트(중형차) 사이클이 앞으로 7년 또는 그 이상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상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는 7년마다 풀모델체인지 모델을 선보인다. 1세대ㆍ2세대처럼 이른바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시기다.

신차를 내놓고 라이프사이클(세대변경 주기) 중간지점에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신차효과가 하락하면서 판매가 부진하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이때는 엔진과 변속기 등 핵심부품 대신, 값싸게 변경할 수 있는 앞뒤 디자인 정도를 바꾼다. 이때와 맞춰 안전 및 편의장비도 보강한다.

경쟁이 치열한 준중형차와 중형차는 7년 안팎, 상대적으로 경쟁차가 적은 대형차급은 10년마다 새 모델을 내놓기도 한다.

이와 달리 현대차는 제품교체 주기를 단축하면서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실제로 1990년대 준중형차를 시작으로 이 완전변경 주기를 5년까지 단축했다. 1990년 엘란트라 출시 이후 1995년 후속 모델인 아반떼를 선보였다. 이후 2000년 아반떼 XD→2005년 아반떼 HD→2010년 아반떼 MD→2015년 아반떼 AD→2020년 아반떼 CN7이 등장했다.

이처럼 5년 주기로 세대가 바뀐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인 셈. 경쟁차가 여전히 구형 스타일과 편의 장비에 머물러 있는 동안 현대차는 발 빠르게 최신 트렌드를 차에 접목하면서 제품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었다.

중형세단 쏘나타 역시 이와 비슷한 주기를 기준으로 세대변경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현행 2019년 말 선보인 8세대 쏘나타(DN8)의 후속인 9세대 쏘나타는 5년만인 2024년보다 다소 늦어진 2026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통상 세대변경 주기의 중간기점에 등장하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쏘나타 디 엣지)이 8세대 출시(2019년 말) 이후 3년 반만인 2023년 3월에 선보였다는 점도 이런 전략 변화를 뒷받침한다.

▲8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 디 엣지. 라이프사이클 중간기점, 즉 3년여 만에 등장한 부분변경 모델이다. 앞으로 3년여 뒤인 2026년께 9세대가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제공=현대차)
▲8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 디 엣지. 라이프사이클 중간기점, 즉 3년여 만에 등장한 부분변경 모델이다. 앞으로 3년여 뒤인 2026년께 9세대가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제공=현대차)

이런 세대변경 주기의 확대가 아랫급 아반떼와 윗급 그랜저로 확산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내연기관에서 빠르게 전기차로 이어지는 만큼, 기존 내연기관에 국한된 제품개발 프로젝트는 상당 부분 변화의 바람에 편승할 것이라는 게 현대차 안팎의 전언이다.

한국자동차공학회 관계자는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등급은 제품교체 주기가 빠를수록 좋지만,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대형차급의 경우 한번 신차를 내놓으면 10년을 이어가기도 한다”며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잘 만든 (전기차) 플랫폼 하나로 2~3년 안에 신차를 뚝딱 만들 수도 있다. 차급과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대표모델이었던 쏘나타는 SUV 중심의 시장 변화에 떠밀려 한때 ‘단종’설이 돌기도 했다. 제네시스 G80 1대를 팔았을 때 영업이익이, 중형세단 쏘나타 4대 판매분과 맞먹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쏘나타 출시 주기를 고려하면 2019년 8세대 등장에 이어 2024년 하반기에 9세대 후속 모델이 나오는 게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제품전략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내년에 쏘나타의 후속 모델을 선보일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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