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는 "부산 이전을 강행하려는 강석훈 산은 회장의 출근 저지 운동을 진행해 27일 경영협의회 의결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이날 중 강 회장과 부행장으로 구성된 경영협의회를 열고 노사협의를 생략한 '이전공공기관 지정 방안'을 의결하고 금융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김현준 산은 노조위원장은 24일 강 회장을 찾아가 △노조가 제안한 노사 공동 이전 타당성 검토 태스크포스(TF) 수락 △노사협의 없이 이전공공기관 지정방안 제출 금지 등을 요구했다.
이에 산은 측은 금융위의 '산은 부산 이전' 지정절차 진행과 관련해 △행정절차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타당성 검토는 적절하지 않으며 △국가 정책에 대한 타당성 검토는 정책 대상기관인 당행의 검토 사항이 아니므로 노조가 요구한 '노사 공동 이전 타당성 검토 TF 설립' 요청은 현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산은 측은 이어 "이전기관 지정 이후 직원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산은의 위상과 역량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직원 지원대책을 담을 수 있는 구체적인 이전계획서 수립이 필요하다"며 "이전기관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노조가 제안한 바와 같이 노사가 공동으로 검토하는 이전계획이 마련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모색·추진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은 노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강 회장에게 "진정성 있게 대화해 보자"며 나흘째 회장실 앞에서 대화를 요청하고 기다리고 있다. 수십 명의 산은 직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주영·이수진 의원 등 다수 국회의원도 현장을 찾아 강 회장의 조속한 응답을 촉구했다.
산은 노조는 이날 노조 및 직원들과 소통 없이 부산 이전을 강행하는 강 회장을 규탄하며 '불통 이전 중단 촉구 퇴근길 결의대회'도 실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산은 직원 500여 명이 참석했다.
조진우 산은 노조 부위원장은 "강 회장은 '노사 공동 이전 타당성 검토 TF' 설립 제안을 거부하며 아무런 검토 없이 무논리로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부산 이전이란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직원들에게 통보하는 '쇼잉 소통'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우리가 왜 부산에 가야하는지, 부산에 가면 은행이 더 좋아지는 것인지 함께 논의해보자고 요구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라며 "아무 논의도 없이 밀어붙이기만 하면 국민 누구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