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능 2년마다 2배 증가 ‘무어의 법칙’ 주인공
인텔서 은퇴 후 환경보존·자선활동 집중
기부액만 6.6조원 달해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인텔과 고든앤드베티무어재단은 성명을 내고 무어가 전날 하와이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192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무어는 쇼클리반도체연구소 재직 중 직장 동료 로버트 노이스를 만나 1968년 7월 인텔을 공동 설립했다.
1975년 사장직에 오른 무어는 1979년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임명됐으며 1987년까지 자리를 유지했다. 1997년 명예회장을 거쳐 2006년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은퇴 후엔 고든앤드베티무어재단을 통해 환경보존과 환자 치료개선, 자선활동 등에 힘을 쏟았다. 그는 은퇴 전인 2000년 부인과 함께 재단을 설립했으며, 이곳을 통해 자선활동에 기부한 금액만 51억 달러(약 6조6300억 원)에 달한다.
무어는 1970년대 초반 정의한 ‘무어의 법칙’으로 반도체 업계에 이름을 날렸다. 무어의 법칙이란 반도체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주장으로, 실제로 지난 수십 년간 반도체 성능 주기는 법칙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무어는 통찰력과 비전으로 기술산업을 정의했고 트랜지스터의 힘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수십 년에 걸쳐 기술자와 기업인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내 경력과 인생 대부분은 무어의 리더십 안에서 형성됐다”며 “인텔은 주기율표가 고갈될 때까지 무어의 법칙을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비 파인버그 고든앤드베티무어재단 회장은 “무어의 평생 업적은 우리 일상에서 경이로운 혁신과 기술 발전을 가능하게 했지만, 이런 역사적 업적은 그의 유산 중 일부일 뿐”이라며 “박애주의자로서 그의 관대함은 다가올 세대를 위한 세상을 형성할 것”이라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