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네 가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굴기를 꺾으려는 미국에 맞서는 것과 평화중재자로서의 이미지 구축,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 갈등으로 고조되는 걸 막는 것이다. 그리고 주권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국제정치의 지침으로 만드는 게 마지막이다.
첫 번째 목적을 위해 푸틴은 시 주석에게 여전히 유용한 대역이다. 서방 제재로 고립된 러시아로 날아가 푸틴에 힘을 실어준 이유다. 양자 회담에서 군사 지원 카드까지 꺼낼 가능성이 있다.
평화중재자 이미지 구축도 실천에 옮기는 중이다. 지난달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안을 발표했고, 최근 사우디-이란 관계 정상화 협상을 중재하며 국제사회 관심을 끌어모았다.
세 번째는 미국 및 그 동맹국과도 공유 가능한 목표로, 달성을 위해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이 까다롭고 복잡하다. 주권의 정의 문제가 중국의 모순을 부각시킨다. 시 주석은 국제사회에서 주권자 여부를 규명하려고 한다. 대만은 당연히 없다는 데 포함시켜놨다. 공식적으로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있다. 미국도 이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 관련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외세 간섭을 공격하는 논리로 활용한다.
그럼에도 중국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비난한 적이 없다. 이 부분이 시 주석을 진실된 중재자가 아닌 위선자로 만든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푸틴은 시 주석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의 강제병합을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는 게 대화의 시작임을 시사했다. 시 주석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화에서 이 부분을 전제로 평화를 중재하면 이는 본인이 강조하는 주권의 정의를 무너뜨리는 일이 된다.
블룸버그는 젤렌스키가 바로 이 부분, 평화안에 담긴 주권과 영토 완전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쟁 관련 모든 대화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에 기초해야 한다는 점에 시 주석이 동의하도록 만드는 게 젤렌스키의 과제라는 것이다. 중국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게 바로 그 점이라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