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총수익스와프’ 형태를 통해 사실상 ‘보유 효과’를 유지해온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전량을 지난해 매도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현대차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 제3자 총수익스와프 계약 형태를 유지해왔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전량을 매도했다. 시장가치와는 별도인 장부가액만 전년도 기준 1535억 원 규모. 이번 매도를 기점으로 보유 효과마저 사라진 셈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의결권이 있는 KAI 주식 전량에 대하여 제3자와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지난 15일 공개된 사업보고서에서는 “의결권이 있는 KAI 주식 전량에 대해 제3자와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당기 중 전략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총수익스와프 형태로 사실상 ‘지분 보유’ 효과를 누려왔던 KAI 지분을 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TRS(Total Return Swap)로 불리는 총수익스와프는 총수익을 맞교환하는 계약이다. 한 마디로 현대차가 수수료를 지급하되 KAI 지분을 제3자(금융기관 또는 특수목적법인)에게 넘기고, 이 지분의 최종 수익과 손실을 현대차가 감당하는 방식이다. 필요에 따라 제3자에 넘긴 보유지분을 되가져올 수도 있다.
현대차는 ‘KAI 지분 보유’라는 부담을 덜어낼 수 있고, 제3자는 수수료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런 TRS를 통해 모회사가 계열사 지분을 우회 보유할 수도 있다. 투자자(현대차)가 법적으로 투자 자산(KAI)을 보유하지는 않지만, 실제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신종 파생거래 가운데 하나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6년 11월, KAI 보유 지분 전량(4.85%)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제3자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때부터 서류상으로 현대차는 KAI 지분을 보유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
KAI 관계자는 “총수익스와프 형태로 제3자가 보유했던 지분도 지난해 정리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서류상으로 이미 2016년부터 KAI와 관계는 정리가 된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