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사태, 국내 크레딧 영향 제한적…투심 위축으로 스프레드 상방 압력”

입력 2023-03-1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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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핵심은 은행 위기가 아닌 금리 상승 리스크와 장부가 평가가 유발하는 금융시장의 위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소형은행의 뱅크런 리스크는 있지만, 은행 시스템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으며, 오히려 가치가 실시간으로 측정되지 않는 자산들(VC, PE, 사모사채 등)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는 당부다.

KB증권은 13일 "SVB는 팬데믹 이후 자산/부채가 급성장하면서 금리 리스크와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한 재무 구조를 갖게 됐다"며 "자산의 실질 가치가 하락한 상태에서 긴축적인 금융환경이 유지되면 펀더멘털과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된다"고 말했다.

과도한 리스크 추구 행위로 금리 상승에 취약한 자산/부채 구조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자산의 실질 가치가 하락하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는 연준의 금융환경 긴축 → 실물 경제 둔화 → 인플레이션 안정의 과정이 경제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함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 가격 하락과 리파이낸싱 리스크, 그리고 자산의 장부가 평가는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자산 가치 회복이 매우 느리게 나타나거나, 금융환경이 타이트해질수록 잠재적인 리스크는 공모 주식/채권보다 훨씬 커진다"고 우려했다.

SVB 사태가 국내 크레딧 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다만 작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소폭 회복되었던 크레딧 비우량물에 대한 투심이 재차 위축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박 연구원은 "KB증권은 SVB 사태 이후 연준의 3월 50bp 인상 가능성이 축소되고 향후 긴축 속도 조절론이 대두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이로 인해 한국도 3월 이후 불거졌던 기준금리 상단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향후 국고 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경우 우량 등급의 크레딧 스프레드 추가 축소될 수 있다. 위축된 투심으로 인해 우량물/비우량물 스프레드는 상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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