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새주인 찾기에 나섰다. 최근 글로벌 해운 업황이 꺾이면서 기업가치 적정선을 찾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HMM의 새주인 후보군으로 현대자동차그룹, LX그룹, 삼성SDS, SM상선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3일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 매각을 위한 용역 수행기관 선정 절차에 공동으로 착수했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지분을 각각 20.69%, 19.96% 보유한 1, 2대 주주다.
용역 수행기관은 매각전략 수립 등 컨설팅을 포함해 매각절차 전반에 대해 포괄적인 자문을 제공하기로 했다. 매각자문, 회계자문, 법무자문 각 1개사를 선정해 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HMM은 2013년 말 유동성 위기 발생 이후 채권은행 자율협약, 산은·해진공 공동관리 등 정상화 작업을 거쳐 재무구조 개선과 영업기반 확충 등 정상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수 후보 기업으로는 현대차그룹이 거론된다. 현대차그룹은 자회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벌크선과 자동차운반선 등을 활용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HMM을 인수한다면 두 회사 간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현재 HMM을 이끄는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현대글로비스 출신이라는 점에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현대차그룹이 HMM을 인수할 시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운반선, HMM은 컨테이너선 위주이기 때문에 사업적인 측면에서 서로 겹치지 않는다. 재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가장 잠재력 있는 인수 기업으로 보고 있다며, 현대글로비스 내부에서도 컨테이너선 운항에 관한 관심이 꾸준히 있었기 때문에 (인수 관련해 언급되고 있는 것은) 무리 없는 얘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글로비스 측은 “현재 내부적으로 인수를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인수군 후보 기업으로 오른 곳은 LX그룹이다. 이 기업은 물류계열사 LX판토스를 두고 있다. HMM을 인수한다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SM그룹도 꾸준히 HMM의 지분을 인수해오면서 3대 주주로 올라선 만큼 인수 후보군으로 뽑힌다. SM그룹은 지난해 6월 1000억 원을 투자해 HMM 주식 377만3585주를 매수했다. SM상선이 HMM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인 것은 지난 4월부터다. 주식 매입에만 5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그동안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인수합병으로 그룹의 덩치를 키워왔다는 점을 고려해, 이 역시 인수를 염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