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ㆍ포드 가세…현대차 인센티브↑
테슬라 성장의 배경에는 보급형 ‘모델3’가 존재한다. 윗급 모델S를 앞세워 시장에 처음 진출했던 테슬라는 이후 포르쉐 911을 추월하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을 내놓으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문제는 테슬라가 경기 변화에 따라 지역별로 가격을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를 반복하면서 시작했다. 자동차, 특히 전기차 시장이 큰 혼선을 빚기 시작했다.
먼저 지난해 테슬라 모델3 기본 사양의 경우, 국내 가격이 전년(5479만 원) 대비 28.3% 증가한 7034만 원으로 대폭 상승했다. 별다른 안전·편의장비의 증가 없이 똑같은 차가 30% 가까운 가격으로 인상되는 건 이례적이다.
차 값이 오르다 보니 테슬라 일부 차종은 보조금 상한선 85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구매 지원금 750만 원이 315만 원으로 축소되자 테슬라는 다시 5999만 원으로 차 가격을 내렸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를 고수 중인 테슬라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에서 대대적인 가격 조정에 나섰다.
전 차종에 걸쳐 6%에서 최대 20%까지 가격을 내린 것. 특히 미국 시장 △모델3의 경우 1만 달러(약 1240만 원) △모델 Y는 1만3000달러(약 1614만 원) 싸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전반적인 가격조정의 기조는 큰 폭의 인하다. 차 가격을 먼저 내리고 시장의 반대나 정책적(구매 보조금) 불이익이 발생하면 다시 소폭 인상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1등이 가격을 크게 내린 만큼, 추격자 역시 가격 인하가 불가피해졌다. 유럽에서는 독일 폭스바겐이, 미국에서는 포드가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현대차 역시 주요시장에서 판매성과 보수(인센티브) 한도를 높이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업계의 치킨게임이 시작된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테슬라 판매는 57만5000대에 달했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그룹과 현대차그룹이 각각 37만 대와 25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여전히 테슬라가 앞서고 있으나 격차는 단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테슬라의 가격조절 만행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 인상과 더불어 인센티브 상승 전환, 환율 하락 등이 엮이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