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머크와 인수 협상했지만 합의 이르지 못해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바이오테크 업체 시젠(Seagen)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인수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최종 계약 성사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표적 항암제 등 신약 개발사인 시젠의 시장가치는 약 300억 달러(39조6600억 원)로, 회사 측은 여기에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젠은 지난해 또 다른 미국 제약사 머크와도 400억 달러 규모의 매각 협상을 진행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계약이 성사되지는 못했다. 화이자는 머크와 시젠의 인수·합병(M&A) 협상 당시에도 시젠을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화이자가 시젠을 인수하게 될 경우 항암제 라인업에 면역 항암치료제를 추가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특히 오는 2030년에 각종 특허만료로 예상되는 매출 손실액 170억 달러를 상쇄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젠은 지난해 2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화이자가 보유한 현금 ‘총알’도 두둑하다. 화이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판매 등으로 약 227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에 지난해 화이자는 낫적혈구(sickle-cell) 치료제 제조사인 글로벌블러드테라퓨틱스를 50억 달러 이상에 인수했고, 이미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제약사 바이오헤이븐파마슈티컬홀딩스의 잔여 지분을 100억 달러 이상에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