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0%로 전월대비 0.1%포인트(p)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해 7월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기대인플레이션(4.7%)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10월 4.3%를 기록한 후 11월과 12월 각각 4.2%, 3.8%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다 올해 1월 3.9%로 석 달 만에 반등했고,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물가가 5.2%로 다시 높아지면서 아직은 물가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전기ㆍ가스 등 에너지 요금이 올랐고, 교통요금 인상도 예고되는 등 공공요금 상방압력 확대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87.7%)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석유류제품(29.2%), 농축수산물(27.6%) 순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은 5.2%로 지난달보다 0.2%p 올랐다.
"금리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소비자 인식은 여전했다. 시장금리 하락 가속화 등에 따른 추가 긴축 기대 완화로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전달보다 무려 19p 하락한 113을 기록했다.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부동산시장 부양정책 및 1기 신도시 특별법 발표 등에 힘입어 3p 상승한 71을 기록했다. 다만 주택가격 하락세 지속 등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취업기회전망지수는 3p 상승한 69였다. 취업자수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코로나 이후 일상회복에 따른 구직자 확대 기대 등에 따른 결과다.
경제 상황에 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2로 전월 대비 0.5p 하락했다. 지수 수준은 지난해 6월부터 계속 100보다 아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장기평균치(2003∼2022년)보다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황희진 팀장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 공공요금 중심의 물가 상승폭 확대 등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