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청명했던 겨울 하늘 어디에…올겨울 미세먼지 기승 왜?

입력 2023-02-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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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19일 서울 종로구 측정소 기준 미세먼지·초미세먼지 평균 전년 대비 7~11㎍/㎥ 높아
한파 물러가고 기온 상승에 국내 대기 흐름 정체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치른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 완화도 한몫

▲추위가 주춤하자 중서부 지역 전체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효되는 등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7일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추위가 주춤하자 중서부 지역 전체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효되는 등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7일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지난해 겨울은 맑고 청명한 하늘이 더 기억에 남지만 올겨울 떠오르는 하늘은 희뿌연 대기가 뒤덮은 모습이 먼저다. 1년 사이에 대한민국 하늘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환경부가 올해 초 발표한 지난해 초미세먼지 관련 보도자료의 제목은 '2022년 초미세먼지 나쁜 날, 관측 이래 가장 적어'였다.

2022년 한 해 동안 전국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인 36㎍(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이상인 날이 전국 단위의 관측을 시작한 2015년 이래로 가장 적은 17일에 그쳤다는 내용이다. 특히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등급을 넘은 날이 62일이었던 2015년에 비해 45일(약 73%)이 감소했으며, 직전 연도인 2021년 23일에 비해서도 6일이나 줄었다.

이 기저효과(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그 결과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 때문일까. 올해 하늘은 유독 더 뿌옇게 보인다.

올해 미세먼지 농도 상승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대기환경정보 공개 사이트인 '에어코리아'의 실시간 대기 정보를 보면 지난해 서울 종로구 측정소 기준 2월 1~19일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8.789㎍/㎥였다. 초미세먼지는 29.473㎍/㎥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미세먼지 49.263㎍/㎥, 초미세먼지 36.473㎍/㎥로 7~11㎍/㎥가량 더 높다.

올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기후 요인과 함께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살을 에는 한파가 물러가고 기온이 봄과 비슷할 정도로 급격하게 오르면서 대기 흐름이 정체된 것이 우선적인 이유다.

광주과학기술원 등 한미 공동연구팀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차가운 공기보다 따뜻한 대륙성 공기가 한반도 주변 미세먼지 농도를 상승시킨다.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는 고기압성 순환 발달과 북풍 계열 바람을 약화하는 대륙성 온난 기단과 관련이, 저농도 미세먼지는 북풍 계열 바람을 강화하는 대륙성 한랭 기단과 관련이 깊다는 설명이다.

즉 따뜻한 서풍은 기온을 평년을 웃도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미세먼지를 국내로 밀어 넣고 우리나라는 고기압 영향권에 들어 대기의 흐름이 정체하니 한번 들어온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한다. 여기에 국내에서 겨울철 난방 등으로 발생한 미세먼지까지 함께 대기 중에 축적돼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한다.

외부 요인 영향도 적지 않다. 중국은 지난해 2월 4일 개막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공장 가동 등을 멈추며 미세먼지 발생량을 상당히 줄였다. 또한 코로나19 봉쇄 정책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일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봉쇄정책이 산업활동과 개인 활동이 늘어나 미세먼지가 상당량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한 것은)기온이 올라가면서 서풍으로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된 후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가운데 국내에 발생한 미세먼지가 정체하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며 "중국의 경우 지난해 베이징 동계 올림픽으로 미세먼지 발생량이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봉쇄 완화까지 맞물려 전년과 비교해 국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 것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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