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주차장 여포' 출입구 막고, 차 긁고도 모르쇠…입주민 분통

입력 2023-02-18 08: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 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 드립니다.

▲ 한 차량이 아파트 주차장 출입구를 막고 있다.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한 차량이 아파트 주차장 출입구를 막고 있다.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아파트나 빌라 등 주차장에서 시비가 끊이질 않습니다. 주차 규정을 위반해 스티커를 붙였더니 제거 비용으로 수백만 원을 요구하는가 하면 주차장 출입구를 막아 통행에 지장을 주는 일도 벌어지곤 합니다. 주차장을 빠져나가면서 남의 차를 긁고서는 오리발을 내미는 사람도 있죠. 이런 사람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김민건 법무법인 우면 변호사와 알아봤습니다.

Q. 입주민 대표회의에서 정한 주차 규정을 위반해 스티커가 부착된 차가 주차장 출입구를 막아 회사(학교)에 지각했습니다. 입구를 막은 차주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A. 민법 제750조는 고의나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자는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차규정 위반에 따라 손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손해액 산정과 관련된 부분인데요. 민법 제393조에 따라 손해배상의 손해는 통상 손해를 그 한도로 하고,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한해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불법 주차자가 알 수 없었을 법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손해배상책임은 부정될 것입니다.

Q. 주차장 출입구를 막고 며칠째 움직이지 않는 자동차. 입주민 대표나 경찰 등이 차를 이동시킬 수 있나요?

A. 사유지 내에 주차된 차량을 강제로 견인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입니다. 경찰이나 입주자대표가 별도 조처를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주민끼리 협의가 이루어지면 견인을 의뢰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는데요. 견인하면 추후 차주가 재물손괴죄 등으로 고소할 여지가 있습니다. 견인과정에서 손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미리 확보해두실 것을 권합니다.

▲ 주차선을 지키지 않은 채 주차된 한 차량.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주차선을 지키지 않은 채 주차된 한 차량.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Q. 이른바 ‘주차 빌런’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궁금합니다.

A. ‘주차 빌런’과 관련해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 형법 제314조의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형법 제185조 일반교통방해죄에 따르면 육로, 수로나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립니다.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를 살펴보면 제313조의 방법이나 위력으로 사람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Q. 주차장에서 한 차량이 제 차를 긁었지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블랙박스나 CCTV로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A. 민법 제750조는 고의나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차량을 긁은 것이 고의가 아니라고 해도 과실에 해당하기 때문에 당연히 수리비를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차를 긁은 차주가 수리비를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제가 밟을 수 있는 절차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손해배상소송을 구할 수 있으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셔야 합니다. 재물 손괴는 고의범만 처벌되고 과실범은 처벌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차를 긁었다는 것이 확인되지 않는 한 형사 고소는 어렵습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1,741,000
    • +9.21%
    • 이더리움
    • 4,635,000
    • +5.85%
    • 비트코인 캐시
    • 654,000
    • +8.37%
    • 리플
    • 855
    • +5.04%
    • 솔라나
    • 305,400
    • +5.6%
    • 에이다
    • 835
    • +3.47%
    • 이오스
    • 791
    • +0.25%
    • 트론
    • 234
    • +3.08%
    • 스텔라루멘
    • 157
    • +6.08%
    • 비트코인에스브이
    • 89,100
    • +7.61%
    • 체인링크
    • 20,260
    • +3.42%
    • 샌드박스
    • 416
    • +5.3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