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가 경북 지역을 강타할 당시 경주시 권이·왕신 저수지의 둑 일부가 떠내려가면서 하류 지역 주민 180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응급 복구를 통해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칫 수십만 톤의 저수지 물이 쏟아져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권이저수지는 지난해로 58년, 왕신저수지는 47년 된 시설로 이는 노후 저수지의 위험성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저수지 10곳 중 9곳은 이들 저수지와 같이 상당히 노후화가 심한 상태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업용 저수지는 총 1만7080개소 중 50년 이상 된 시설이 1만4902개소로 87.2%에 달한다. 이들 저수지는 노후화가 심해 태풍·집중호우,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한 위험도가 높은 실정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노후 저수지의 보수·보강 등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수리시설 개보수 사업을 추진, 올해는 173개소를 신규지구로 선정해 총 6518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노후·파손되거나 기후변화 대비 홍수배제 능력 등 기능이 떨어진 수리시설을 보수·보강해 재해를 대비하고 농업인의 영농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사업 내용은 수원 공개보수, 용·배수로 개보수, 저수지 준설, 양수장 시설개선, 안전진단, 재해 예방계측 등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저수지 등 농업생산기반시설은 한국농어촌공사와 지방자치단체가 분기별 정기 점검과 정밀안전진단 등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위험도가 높은 시설은 우선적으로 개보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튀르키예 지역의 강진을 계기로 2~3월 중에 내진 보강 대상 저수지 1312개소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 재해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할 계획이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노후 저수지의 적기 보수·보강을 통해 재해예방 능력을 키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 및 관리를 통해 영농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