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가 표절·대필 등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지만 학습 지원 도구로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 나오면서 교육부 직원들도 ‘열공 모드’에 들어갔다.
13일 오전 11시 45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챗GPT를 주제로 부내 직원 대상 디지털 게릴라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교육부 직원 50여명이 모이고, 온라인 생중계에도 80여명이 참여해 시연을 지켜봤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챗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란 미국 OpenAI사가 개발한 프로토타입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을 말한다.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수준 높은 답을 내놓는 것을 넘어 미국 경영학석사·변호사시험 등 전문직 시험도 통과하는 등 교육계도 그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면서 챗GPT를 서비스하겠다고 하는 등 챗GPT의 국내 활용도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미국 대학의 경우 각종 보고서나 과제 등에 챗GPT가 활용되면서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신기술이 교육과 만났을 때 악용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교육 관계자들의 경각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직원들이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신기술을 이해하고 디지털 대전환 시대 교육의 역할 및 변화 방향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날 송선진 교육부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은 챗GPT에 ‘자기소개’부터 △당뇨병 환자가 햄버거를 먹어도 괜찮은지 △오사카 여행 2박3일 일정 △딸에게 편지 쓰기 △한국 에듀테크 활성화 정책과 관련한 보고서 목차 작성 등을 요청했다.
챗GPT는 대부분의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해냈다. 송 담당관은 “챗GPT를 사용해보니 가장 큰 장점이 ‘대화형’이라는 데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다양하게 콘퍼런스와 포럼 등을 열어 논의를 계속 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토론 참여자들은 ‘똑같은 질문을 입력하면 같은 답변이 나오는지’, ‘아직 오류가 많은 것 같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가치판단이나 의사결정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어떻게 나오는지’, ‘ AI 윤리교육 등도 과제가 돼야할 것 같다’ 등을 의견도 내보였다.
교육부는 이달 안에 하정우 네이버 인공지능 연구소(AI랩) 소장에게 인공지능 기술과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인재에 대한 강의를 듣고, 학계와 기업, 학교 현장 등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디지털 교육 학술회의(컨퍼런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심민철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챗GPT가 촉발한 다양한 논의는 인공지능이 불러올 우리 교육생태계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신기술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빠르게 학습해 교육 현장이 효과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