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겨냥해 내수 줄이고 수출 주력
인기차 출고 대기 최대 1년 6개월까지
수입차 시장 점유율 18.5% 역대 최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2022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해 내수 자동차 시장(수입차 포함)이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국내 완성차 제조사는 환차익을 겨냥해 내수 대신 의도적으로 수출 물량을 크게 늘렸다. 인기 모델의 경우 신차출고대기 기간이 1년 넘게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전체 생산이 4.6%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적게 팔린 게 아니라 적게 팔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9일 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신규등록 대수는 2014년 이후 가장 적었다. 전년(2021년) 173만 대에서 2022년 168만대로 2.9% 감소했다. 국산차는 3.7% 감소했고, 수입차는 0.5% 수준 증가했다.
이렇게 신규 등록이 감소했으나 취득금액은 오히려 약 69조6000억 원에서 5.7% 증가한 약 73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국산차의 증가율은 3.9%, 수입차는 무려 9.5% 증가했다. 그만큼 비싼 차가 많이 팔렸다는 의미다.
특히 수입차는 약 31만1000대가 판매돼 시장 점유율 18.5%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전체의 33.1%가 수입차였다, 역대 최대 점유율이다.
내수 신차 출고대기 기간이 증가하자 반사이익은 중고차가 누렸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상승세였던 중고차 가격도 하락 전환하는 등 수요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실제로 작년 1월 8만4000대 수준이었던 중고차 거래는 5월에는 9만5000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12월에는 6만8000대까지 하락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전년 대비 28.7% 증가한 44만8000대가 팔렸다.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은 27% 수준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전기차는 63.7% 증가한 16만4000대가 팔려 9.8%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밖에 하이브리드차 판매도 27만4000대에 달해 점유율 16.3%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경유차는 전년 대비 19.8% 감소한 33만3000대 판매에 그쳤다. 처음으로 친환경 전기동력차에 판매가 역전됐다. 경유차의 점유율은 최근 5년 새 43.4%(2018년)에서 19.8%(2022년)로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KAMA 강남훈 회장은 “경유차 등 내연기관차의 전기동력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특히 전기상용차에서 국산 비중은 정체됐지만, 중국산 비중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국내 산업기반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전기차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전기차 투자 활성화와 자동차산업의 원활한 사업전환을 위한 미래차 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