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이 중국으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전체 수출이 크게 줄고, 이로 인해 무역적자 폭 또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액은 917억 달러로 1년 전보다 31.4% 줄었다.
대중 수출 감소세는 작년 6월 -0.8%를 시작으로 7월 -2.7%, 8월 -5.5%, 9월 -6.7%, 10월 -15.7%, 11월 -25.5%, 12월 -27.1%, 올해 1월 -31.4%로 달을 넘길수록 확대되고 있다.
대중 수출이 줄어든 것은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경기 부진으로 반도체 등 우리 주력 품목의 수출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달 대중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46.6%나 급감했다
대중 수출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2.8%(작년 12월 말 기준, 전체 1위)를 차지한다. 대중 수출 감소 지속으로 인해 지난달 전체 수출액(462억7000만 달러)는 전년대비 16.7%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대로 중국에서의 원자재 등의 수입이 계속해서 늘면서 대중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작년 10월~올해 1월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대중 무역적자가 40억 달러에 육박했다. 그 여파로 지난달 전체 무역적자액은 126억9000만 달러로 치솟았다. 이는 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이며 작년 한해 무역적자(472억 달러)의 27%에 달하는 수치다.
중국과의 수교 이후 처음으로 대중 무역적자를 낸 작년 4월 이후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탈(脫)중국화를 내세운 바 있다. 작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순방에 동행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기자들에게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이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대안시장이 필요하며 유럽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수출 시장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현재까지 수출 감소가 지속되고,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의 한계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p) 낮아지면 우리나라 성장률이 0.1%~0.15% 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중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대중 수출 감소 및 무역적자 확대는 우리 경제성장률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0월(2.0%)보다 0.3%포인트(p) 내린 1.7%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이는 선진국 그룹 중 영국(-0.6%ㆍ0.9%p↓) 다음으로 하락 조정 폭이 큰 것인데 한국 경제의 핵심인 수출 감소가 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부는 올해 1월 이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무역적자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무역수지 개선 시기를 보다 앞당길 수 있도록 수출 시장 다변화 및 수주 확대 등에 정책역량을 총 결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