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간암 환자에게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비고령 간암환자와 치료성적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제7회 간암의날 기념식에서 임현철 대한간암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고령인구 비율이 18.4%에 이르는 고령화 사회가 본격화됨에 따라 간암 환자도 고령화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안전하고 적절한 치료의 적용에 대한 고민과 해법이 필요하게 됐다. 최근 발전한 치료법을 적용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년 2월 2일은 대한간암학회가 제정한 간암의 날이다. 2017년 간암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 간암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예방법을 전달하기 위해 제정됐다. 국가암검진사업의 일환인 복부초음파와 암 표지자 혈액검사를 꼭 받도록 홍보하는 의미에서 2월 2일로 정했다.
간암은 국내에서 7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 폐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다음이다. 보건당국에서 고위험군에 대한 6개월 단위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아 조기검진을 놓치기도 한다.
고령 간암 환자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이용한 대규모 연구에서 간암의 연령표준화 발생률이 전체 연령에서는 감소한 반면, 80세 이상에서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예측 조발생률 역시 점차 증가해 2028년(10만 명당 2055명)으로 2008년(10만 명당 521명) 대비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됐다.
또한 대한간암학회 간암등록사업위원회의 무작위 간암등록사업 자료 분석에서도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새롭게 간암으로 진단받은 1만5186명의 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 환자는 38.4$였고, 2008년 35.5%에서 2017년 45.9%로 지속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한아 대한간암학회 기획위원(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이날 발표를 통해 “고령 간암환자는 25.5%, 비고령 환자는 16.9%가 진단 후 치료를 받지 않는다. 특히 혈관 침범이나 간외 전이를 동반하는 진행성 간암의 경우 고령환자는 40.2%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며 “최근 간암 환자의 기대 수명 증가로 이러한 치료 경향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에 따르면, 고령 간암환자라 하더라고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할 때 보존적인 치료를 할 떄보나 장기생존율이 높았다. 또한 초기간암에서 △간 절제 △경동맥화학색전술 등에서 고령 환자와 비고령환자 사이에 유사한 치료결과를 보였고 생존율도 비슷하게 확인됐다. 중간기 간암에서도 적절한 치료 시행 시 유사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고령 간암환자의 경우 이상반응이 생길까봐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위원은 “면밀한 수술전 검사, 수술 술기 및 수술 후 환자 관리 향상으로 고령과 비고령 환자 사이의 유이미한 차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간 절제, 고주파열치료술, 경동맥화학색전술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고령 간암 환자에서도 좋은 치료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치료 후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있겠지만,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다면 부작용 발생률이 낮고, 심각한 부작용·합병증도 발생 가능성이 적다”며 “최근 방사선동위원소를 포함한 미세구를 간 동맥으로 주입하는 체내 방사선 치료법 등 새롭고 효과적이며 안전한 치료법이 도입되고 있다. 각 고령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적절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해 예후를 개선하고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상민 대한간암학회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연령에 관계없이 각 환자의 위험도를 면밀히 평가해 적합한 치료를 시행할 경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얻음으로써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간암학회는 국내 간암을 진료 및 연구하는 내과·외과·영상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병리과 의사들을 중심으로 1999년 발족했다. 대한간암학회는 매년 정기 학술대회 개최, 간암 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제정 및 보급, 간암 환자 등록사업 등으로 우리나라 간암의 실태 파악 등 간암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 연구활동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