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동물보호단체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한국HSI)’가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 6만6000여 명의 의지를 담은 서명지를 31일 국회에 전달했다.
한국HSI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를 위한 6만 서명 전달식’을 열고 “토끼해를 맞아 실험토끼 랄프와 시민들의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전달된 서명지는 2021년 8월에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를 위한 서명 캠페인으로 시작됐고, 이번 달 기준 6만6000여 명이 서명했다.
캠페인 기간 동안 한국 HSI는 주요 SNS에 #동물대체시험법통과, #동물대체시험법제정안 등의 해쉬태그 달기 운동을 진행했고, 실험실 토끼의 삶을 그린 ‘랄프를 구해줘’ 영화 상영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이번 서명 운동에는 동물실험 대체를 위한 운동에 함께해 온 ‘러쉬 코리아’가 함께 했다.
이번 전달식 행사는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서보라미 한국HSI 정책국장의 취지 소개 및 경과보고로 진행됐으며, 남인순·한정애 의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에게 서명지 전달이 이뤄졌다.
동물대체시험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로, 그동안 식품, 의약품 개발, 화학물질 및 제품평가 등에서 폭넓게 시행돼 온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 문제와 동물실험 결과의 인체 적용 효과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동물대체시험법 개발 및 상용화 방안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실제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해 △사람 유사체 모델 △장기칩(Organ-on-a-chip) △오가노이드(Organoid) △3D 프린팅을 통한 조직재건 기술 △컴퓨터 모델링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기술들을 접목해 새로운 평가 및 예측 모델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동물대체시험법 개발과 활용을 장려하기 위한 장기적인 정책 및 투자 계획도 수립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신약개발을 할 때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대안 방법으로 시험 수행이 가능해졌다.
서보라미 한국 HSI 정책국장은 “글로벌 흐름에 맞춰 동물대체시험법과 관련된 기술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대체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 부처 간 연구과제 중복 및 정보 교류 부재 등의 이유로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 또 관련법의 미비로 인해 해당 산업을 육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 국장은 “특히 새로운 대체시험법의 검증, 국제조화, 국제 승인에서 허가 촉진까지 정부 차원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컨트롤타워를 담당하는 부처가 존재하지 않아 정책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말하며 동물대체시험법 제정법 통과의 필요성을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박홍근 의원은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와중에 잔인하고 불필요한 동물실험의 관행이 지속되는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라며 “6만 명 이상의 국민이 지지를 표한 서명이 전달됨으로써 관련 법안 통과에 관한 관심을 촉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부처 간 협력 및 법안 통과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