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진검승부는 단풍 들 때”
이준석 전 대표의 측근이자 ‘비윤계’(비윤석열)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31일 “지금은 치킨게임일 뿐, 진검승부는 단풍 들 때. #일기일회”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날 오전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며 불출마 사유를 전했다.
유 전 의원 출마 변수가 사라지면서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은 김기현·안철수 두 의원의 양강 구도로 확정됐다. 일찍이 두 후보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과 여론조사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의 표심이 안 의원에게 붙으면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이자 두 후보는 서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구멍 난 양말을 신어야 될 정도로 가난한지 모르겠다”며 “굳이 청바지, 구멍 난 양말을 강조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안 의원을 저격했다.
앞서 안 의원은 29일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한 청년 당원으로부터 양말 선물을 받았다. 그는 발가락이 훤히 보일 정도로 해진 양말을 들어 보이며 “없이 지내는 사람들도 있는데 물건을 아껴야 한다”며 “모으고 모아서 1500억 원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에는 안 의원이 김 의원의 수도권 출정식을 ‘추억의 체육관 선거’라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비판을 위한 비판, 발목잡기”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양측 간 어느 한쪽도 양보할 수 없는 분위기에 ‘치킨게임’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진검승부는 단풍 들 때’는 네거티브 공방과 ‘친윤’(친윤석열) 호소로 얼룩진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가 순탄하게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김웅 의원은 본지에 “공천과 총선을 앞두고 모든 상황이 다 변하고 지금보다 훨씬 피 튀기는 큰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생의 단 한 번의 시간이라는 의미의 ‘일기일회’는 두 후보의 시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뜻에서 양측을 우회적으로 비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