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초콜릿 엠앤엠즈(M&M's)의 캐릭터들이 미국 내 우익 세력들의 반발로 퇴출됐다. 해당 캐릭터들은 당분간 회사 내 소셜미디어 계정에서만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엠앤엠즈 초콜릿이 우익 세력의 반발로 사실상 퇴출당했다고 이같이 보도했다.
엠앤엠즈와 스니커즈 등 브랜드를 보유한 제과업체 마즈(Mars)사는 이날 '사탕 대변인(Spokescandies)'으로 불려 온 엠앤엠즈 캐릭터들이 무기한 직무 정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유명 코미디언 마야 루돌프가 엠앤엠즈의 대변인 역할을 맡아 다음 달 예정된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광고에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조처는 1941년 출시된 장수 브랜드인 엠앤엠즈의 캐릭터 디자인이 지난해 변경된 것을 두고 미국 진보와 보수 진영 간 논쟁이 격화한 가운데 비롯됐다.
엠앤엠즈의 캐릭터는 빨강·노랑·파랑·주황·초록·고동색 등으로 이뤄진 동그란 알약 모양 초콜릿을 의인화해서 제작됐다.
이중 여성 캐릭터의 복장이 지난해 변경된 것이 발단이 됐다. 녹색 캐릭터는 60년대 패션 아이콘이었던 고고부츠를 스니커즈로 바꿔신었고, 고동색 캐릭터는 하이힐의 굽 높이를 낮춰 신었다. 작년 9월 새롭게 공개된 여성 캐릭터 보라색(Purple)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캐릭터란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미국 내 보수성향 언론사인 폭스뉴스를 비롯해 보수 진영에서는 “정치적 올바름에 지나치게 경도된 사례”라고 꼽으며 반감을 드러냈다. 온라인상에서는 녹색 여성 캐릭터의 디자인을 원래대로 돌려놔야 한다는 서명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마즈 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사탕이 신은 신발조차 양극화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건 결코 엠앤엠즈가 원하던 바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를 하나로 묶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처로 논란이 불식될지는 미지수다. 보수진영의 압박에 사실상 굴복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를 통해 “그들(마즈)이 엠앤엠을 해고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