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이 미국에 이어 폴란드에 진출하는 등 세계 각지로 나아가 김치 세계화의 선두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해외 진출에만 의미를 두는 것뿐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흑자를 내는 등 내실 있는 경영 수완도 발휘하고 있다. 다만 중국 현지 사업의 부진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어 올해 반전의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 미국 중국 등지에 10개의 해외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폴란드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짓기로 착수하고 완공까지 150억 원을 들여 2030년까지 연간 3000톤 이상의 김치를 생산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통해 대상은 폴란드 공장을 발판 삼아 2025년까지 유럽 현지 식품 사업 연간 매출을 1000억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대상의 해외 사업장은 대체로 흑자 수익 구조를 보이며 안정권이 들어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작년의 경우 국제적인 원재료 인상과 환율 급등 여파로 인도네시아와 미국 등에서 적자가 발생했다.
중국 현지 사업은 코로나 봉쇄 조치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대상은 중국에 ‘천진덕풍식품유한공사’, ‘대상북경식품유한공사’, ‘대상연운항식품유한공사’ 등 3개 법인을 두고 있다. 이중 연운항과 천진덕풍은 제조법인, 북경식품은 판매법인이다. 연운항 공장의 경우 250억 원이 투입된 곳으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최근 5년간 중국 사업장의 매출 추이를 보면 2017년 281억 원에서 2018년 350억 원, 2019년 420억 원, 2020년 574억 원, 2021년 672억 원으로 꾸준하게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순손실이 계속됐던 북경식품이 적자 규모를 줄여가다 2020년에는 흑자를 내며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을 염려한 중국 당국의 봉쇄 조치가 산발적으로 이어지면서 북경식품은 2021~2022년 적자가 발생했다. 이때 발생한 순손실로 인해 북경식품은 현재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작년 3분기 기준 북경식품의 자산총계는 129억 원인 반면 부채총계는 172억 원에 달한다.
대상 관계자는 “북경 법인의 경우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이 주 대상인데, 작년에 상해가 봉쇄된 이후 지속해서 산발적 봉쇄가 이어지면서 판매 자체가 불가능해 북경법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태였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작년 말 봉쇄를 해제했지만,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당 측은 대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봉쇄 때보다 오히려 현재 외출을 더 자제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춘절 대이동 후 2차, 3차 감염이 지나고 나서 집단 면역력이 생겨 다소 완화되고 나면 2~3월부터 중국 내 소비도 차츰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북경 법인은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2~3월 이후 자연스럽게 소비가 늘어나면서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신제품 개발과 기존 제품을 적극 푸시하는 등 중국 내 입점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흑자 전환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