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지층 조사와 당원 투표 결과는 다를 것”
나경원·유승민 출마 예측...“정치인에게 성적표 중요해”
2월 중 이준석 책 출간...이 전 대표 측 관계자 “판 흔들릴 수도”
전당대회를 한 달 반 앞두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본격 활동에 나선다. 20·30세대 청년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데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대척점에 서 있는 만큼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관련해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어 기시감이 있다”며 “(나 전 의원이) 놓인 정치적 상황과 갈등 요소는 저와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걸 풀어나가는 윤핵관의 방식, 윤핵관에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2021년 6월 당대표에 선출됐지만,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받고 취임 431일 만에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양두구육’, ‘체리따봉’ 등이 논란이 되면서 윤핵관과 설전을 벌였다.
그는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로 전당대회 결과를 가늠할 수 없다고 봤다. 이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당시를 회상하며 “제가 전당대회에 나왔을 때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마지막에 여론조사를 했을 때 54%까지 받은 적이 있었다”며 “하지만 실제 전당대회 당원 투표에 들어갔을 때 제가 37%가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당 지지층 조사와 당원 투표 결과는 다르다며 “기본적으로 지지층 여론조사는 샘플링이 잘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비윤계로 낙인찍힌 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출마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 대표는 나 전 의원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적어도 본인에게 출마의 기회가 주어지는 상황 속에선 항상 나가셨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유 전 의원에 대해서도 “안 나갈 거면 벌써 얘기했을 것”이라며 출마를 예측했다. 특히 “정치인에게 있어서 성적표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야 본인이 다음 진로를 계획할 때 거기에 맞춰서 세울 수 있다”며 유 전 의원의 출마를 종용하는 듯한 뉘앙스도 풍겼다.
이 전 대표는 향후 광폭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2월 중에는 이 전 대표가 당 대표 재임 당시 소회를 담은 책이 출간된다. 이 전 대표 체제에서 20·30세대 청년 당원들이 다수 입당했고, 일부 당원들에서 윤핵관에 대해 반감이 드러나는 가운데 친윤계 후보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당대회 국면이라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수도권 선거나 중도 확장성 측면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으니 당이 어려운 과정으로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것도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 괴로운 일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도 사실 다음번에 총선을 치러야 할 텐데, 가만히 보고 있기는 힘들지 않겠냐”며 “워낙 큰 스피커니까 전당대회 판이 흔들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