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2만7781가구 분양
옥석 가리기 현상 심화
분양가가 흥행 가를 것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이 정당계약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대규모 미달이 발생하면서 서울 청약시장 전체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고금리, 집값 내림세에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하면서 올해 출격을 앞둔 서울 분양단지에서도 미분양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정당계약을 받은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일반분양 물량만 1400~1900여 가구의 미계약이 점쳐지면서 면서 미달이 발생했다. 일반분양 물량 4768가구의 계약률이 약 60%~70로 집계됐을 경우다.
18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민영 아파트 25만800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는 작년(41만6142가구) 대비 38% 감소한 규모로 2014년(20만5237가구)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서울에서는 2만7781가구가 계획돼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집값 내림세 등의 여파로 상당수가 지연된 물량이다. 이 중 강남권에서는 강남구 래미안 레벤투스(308가구)와 청담 르엘(1261가구), 서초구 메이플 자이(3307가구), 디에이치 방배(3080가구), 송파구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2678가구) 등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끈다.
강북권에서는 동대문구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와 이문 아이파크 자이(4321가구),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2451가구), 성북구 삼선5구역(1199가구) 등 대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다.
앞서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저조한 청약 경쟁률로 대규모 미분양 우려가 나왔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상환에 실패할 경우 건설사에 자금을 지원한 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하자 정부는 전방위적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전매제한 8년, 실거주 의무 2년이었는데 전매제한은 1년으로 줄어들고 실거주 의무도 없어졌다. 전용면적 84㎡형은 분양가 12억 원을 넘겨 중도금 대출할 수 없었는데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선이 폐지되면서 대출이 가능해졌다.
정부의 규제 완화 최대 수혜지가 됐지만,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침체한 서울 청약시장이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부동산 침체까지 겹쳐 완판이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하면서 결국엔 분양가가 청약 흥행을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집값 내림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여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확실한 단지 외에는 분양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며 “수요자 사이에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서 입지가 좋아도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지 않으면 청약을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