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의원 48인, 나경원 전 의원에 공식 사과 촉구
2022년 7월 말 연판장 돌린 지 6개월 만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17일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칼을 빼 들었다. 지난해 7월 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린 지 약 6개월 만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48명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을 흔들고 당내 분란을 더 이상 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나경원 전 의원의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에 우리 초선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반대했던 저출산 대책을 위원장인 대통령의 승인도 없이 발표해 물의를 야기하고도 별다른 반성 없이, 대통령에게 사표를 던진 건 나 전 의원 본인이었다”며 “본인의 희망에 따라 맡겨진 2개의 장관급 자리를 무책임하게 수행한 데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물었는데도, 참모들의 이간계 탓으로 돌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을 향해 “대통령이 악질적인 참모들에 둘러싸여 옥석구분도 못 하는 무능한 지도자로 보이는 거냐”고 쏘아 붙였다.
이들은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사실상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종용했다. 나 전 의원의 행보를 두고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를 위해 해외에서 사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이런 왜곡된 주장으로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 ‘말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라고 몰아세웠다.
의원들은 “자신의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을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나 전 의원은 지금 누구와 어디에 서 있냐”며 “나경원 전 의원에게 대통령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 더 이상 당과 대통령을 분열시키는 잘못된 길로 가지 마라”고 당부했다. 또, “용기 있게 사과하고 4선의 중진급 전직 의원답게 정도로 걸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역에서 기자들을 만나 “제가 그 내용(성명서)을 못 봤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지난해 7월 이준석 전 대표와 당과의 갈등이 빚어지자 배현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를 선언했고, 친윤계 박수영 의원을 비롯한 초선 의원 63명은 신속히 비대위로 전환해야 한다며 연판장을 돌렸다. 이들은 당시 “최고위원직을 던진 결단을 존중하며 신속한 비대위 전환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마련, 동참을 호소했다. 김기현·안철수 등 당권주자들도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사퇴를 요구했다.